[이슈] '폐버스'에 폭발한 2030…문제는 공급절벽·대출규제 '상대적 박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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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폐버스'에 폭발한 2030…문제는 공급절벽·대출규제 '상대적 박탈감' 

폴리뉴스 2026-08-11 18:06:31 신고

폐버스 청년주택관련, '한남 더 휠' '더 퍼스트 무빙 캐슬' 밈 이미지 [SNS 갈무리]
폐버스 청년주택관련, '한남 더 휠' '더 퍼스트 무빙 캐슬' 밈 이미지 [SNS 갈무리]

[폴리뉴스 박비주안 기자]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의 '폐버스 청년주택' 제안에 대한 2030 세대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남 더 휠', '반포터 자이', '더 퍼스트 무빙 캐슬' 등 고가 아파트를 패러디한 밈이 확산한 데 이어 "대출길은 다 막아놓고 청년들에게 폐버스에 들어가 살라는 것이냐", "우리가 집이 없지 자존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등의 반응도 쏟아졌다.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 대출 규제 등으로 청년층의 주거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집권여당 중진 의원이 내놓은 대안이 '폐버스'였다는 점이 반발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실제 공공분양에 당첨되고도 대출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년이 같은 날 야당 최고위원회의에 등장하고, 황 의원의 과거 자녀 교육 문제까지 재소환되면서 논란이 주거와 교육을 둘러싼 세대·계층 간 박탈감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황희 사과했지만…'한남 더 휠'·'더 퍼스트 무빙 캐슬' 등 AI 풍자 확산

황 의원은 지난 7일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 주거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정부 주도 주택 공급까지 걸리는 시차를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의 임시 주거비 부담을 덜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한남더힐'을 패러디한 '한남 더 휠', '반포자이'와 버스터미널을 합친 '반포터 자이' 등의 가상 매물이 등장했고, 폐버스를 아파트처럼 꾸민 AI 이미지와 영상도 잇따라 확산됐다.

황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게시물을 삭제하고 10일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날 오후 예정했던 기자간담회도 취소했다.

황 의원은 사과문에서 "정부 주도 주택공급의 시차를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의 극심한 임시주거비 부담을 단기적으로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고, 아이디어를 생각해 보자는 차원"이라며 해프닝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닥치고 사과해야 돼요"라며 "그게 왜 해프닝입니까. 잘못이지요"라고 지적했다.

"대출길 막아놓고 폐버스에 살라고?"…같은 날 국민의힘엔 대출 변경된 '뉴홈 당첨자'  등장

SNS에서는 폐버스 주거의 실현 가능성보다 청년 주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인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대출길은 다 막아놓고 청년들에게 폐버스에 들어가 살라는 것이냐", "정책이 아니라 조롱이다", "우리가 집이 없지, 자존심이 없나"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10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는 장동혁 대표보다 먼저 39세 손은정씨가 발언자로 나섰다. IT 회사에 근무하는 손씨는 2024년 경기 하남 교산 '뉴홈 사업' 사전청약에 당첨된 청약 당첨자다.

뉴홈은 윤석열 정부 당시 청년과 신혼부부, 생애최초자 등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공공주택이다. 손씨는 본청약을 앞두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당초 기대했던 우대금리 대출 등이 철회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대출 축소 정책에 따라 조건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안내했다는 입장이지만, 손씨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사업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달라졌다"며 "이재명 정부가 대출 규제 등으로 청년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씨는 "정권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국가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계기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장동혁 대표는 "온갖 규제와 대출 통제로 부동산 시장이 이미 지옥이 됐는데 '폐버스'로 청년 주택을 만들겠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며 "청년을 우롱하고 국민을 농락하는 아무 말 대잔치"라고 비판했다.

정부 부동산 대책 속 터진 '폐버스' 논란…與 "전 정권 주택착공 감소 탓" vs 野 "대출·공급 절벽 탓"

'폐버스' 논란이 불거진 시점도 공교롭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제2차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수도권 주택 추가 공급과 신속한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서울 도심 국공유지와 유휴부지, 준공업지역 등을 활용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현재의 공급 부족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정 당시 주택 착공 감소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주택 착공 물량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겨냥해 '대출 절벽'과 '공급 절벽'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가 부동산 정책의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정치권의 메시지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시 소환된 황희 자녀 교육비도 '논란'

여기에 황 의원의 과거 자녀 교육 문제까지 다시 소환됐다.

박원석 전 국회의원은 10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황 의원이 과거 인사청문회 당시 자녀의 학교 문제로 논란이 됐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당시 자녀가 연간 4200만원 수준의 학비가 드는 외국인학교로 전학했다"라며 "청년 정책을 이야기할 때 내 자녀라면 그 정책이 수용 가능한가라는 측면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발언 이후 온라인에서는 "본인 귀한 자녀들에게 먼저 살아보라고 하라", "내 자녀에겐 안 되고 내 자녀가 아닌 청년에겐 폐버스 리모델링 비용도 호혜냐"는 취지의 반응도 나왔다.

과거 자녀 교육 문제와 이번 주거정책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청년층이 정치권의 주거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한 주택 공급량을 넘어 '누구에게 어떤 선택지가 주어지느냐'는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거 넘어 세제까지 2030 민심 '차갑게'…20대 국정지지율 긍정 27.9%·부정67.5%

2030 세대의 불만은 주거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을 비롯해 최근 발표된 세제 개편 등 자산 형성과 직결된 정책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현 정부의 경제·민생 정책 전반에 대한 청년층의 민감도, '상대적 박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특히 20대와 30대의 지지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정부로서도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3.3%로 전주보다 2.6%포인트 하락했다. 4주 연속 하락세로 취임 후 최저치이며, 민주당 지지도(44.6%)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낮게 나타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연령별로는 20대의 긍정평가가 27.9%로 전주보다 2.5%포인트 하락했고, 30대는 33.2%로 1.3%포인트 상승했지만, 부정평가는 각각 67.5%, 63.2%로 긍정평가를 크게 웃돌았다.

인용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동산·세제개편·청년정책, 2년차 국정운영 변수로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세제 개편 주무부처 수장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세금 만지는 사람은 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게 돼 있다"며 "무조건 기어서 다니시라"고 농담을 건넸다. 구 부총리는 세제 개편안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보완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부동산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이달 말께 청년층을 겨냥한 지원책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2030 세대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공급 확대와 금융 지원 등 실질적인 주거 대책을 내놓고,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국정운영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공공분양과 대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폐버스 청년주택' 논란으로 표출된 청년층의 주거 불안이 실제 공급 확대와 금융 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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