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별검사팀의 남은 의혹을 넘겨받은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이 수사 종료 2주일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중요 사건의 처분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50명 안팎의 대규모 기소에 나섰지만, 끝내 규명하지 못한 의혹은 다시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오는 23일 180일간의 수사를 마치고 24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전날 마지막 정례브리핑을 마친 특검은 이번 주 기소 대상자 선별과 사건 처분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도 소방청 허석곤 전 청장과 이영팔 전 차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3대 특검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넘어온 일부 사건은 또다시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김건희 여사 수사 무마 청탁 의혹이 대표적이다. 내란 특검은 박 전 장관을 기소했지만, 1심 법원은 해당 혐의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기각했다. 이후 내란 특검이 종합 특검으로 사건 이첩을 추진했으나, 종합 특검은 사건이 종결된 데다 남은 기간에 다시 수사해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이른바 '노상원 수첩' 의혹도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특검은 수첩에 적힌 내용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검증과 관련자 조사 등을 진행했지만, 사실관계 입증과 법리 적용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복귀도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번 주 안에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기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의혹을 받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건도 처분 방향이 유동적이다. 특검은 지난 5일 원 전 장관을 다시 불러 약 14시간 조사하고 휴대전화 포렌식도 했는데 기소와 불기소, 이첩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법정에서는 원 전 장관의 개입 여부를 둘러싼 새로운 정황이 공개됐다.
국토부 직원 A씨는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원 전 장관이 강상면 변경안으로 갈 경우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며 원안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사업 백지화 전 국토부와 대통령실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는 정황과 백지화 결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취지의 내부 대화도 법정에서 제시됐다.
수사 종료 직전에서야 주요 피의자 조사와 신병 확보에 나선 사건도 있다. 특검은 이날 '수호신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한 의혹을 받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처음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순직해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 7일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간 엇박자도 미진 사건 처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종합 특검은 내란 특검에서 핵심 참고인으로 조사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성현 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처분을 검토했다. 또 군형법상 반란죄 적용 문제를 놓고 두 특검의 의견이 엇갈렸다. 기존 특검의 판단을 번복하거나 공소 유지에 영향을 줄 사안은 상호 협의하도록 특검법을 개정했는데도 실제 수사 과정에서는 불협화음이 이어졌다.
법조계에서는 종합 특검이 대규모 기소라는 양적 성과를 단편적으로 내더라도 3대 특검의 미진 의혹을 해소한다는 본래 역할을 얼마나 달성했는지는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 종료 직전까지 주요 피의자 소환, 신병 확보, 사건 처분이 몰리면서 특검을 거친 사건이 다시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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