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 세우고 울진군이 지원…적자 울진유통 '혈세 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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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이 세우고 울진군이 지원…적자 울진유통 '혈세 낭비' 논란

르데스크 2026-08-11 17:42: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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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울진군이 최대주주로 있는 울진유통농업회사법인(이하 울진유통)이 혈세 낭비 논란이 제기되면서 존립 필요성을 두고도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농수산물 유통과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핵심 사업에서 수년째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울진군으로부터 매년 수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어서다.

 

지역 농협에서도 농산물 유통·판매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별도 법인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이사회에 현직 지역농협·산림조합 조합장과 울진군 공무원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어 경영 효율성과 함께 지배구조의 적절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년 연속 본업 적자에도 손익은 흑자…수억원대 울진군 보조금이 영업외수익으로

 

울진유통은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지난 2009년 4월 설립된 농업회사법인이다. 기업적 농업경영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현재 농수산물 유통·가공·판매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자본금은 15억원으로 울진군이 전체 발행주식 15만주 가운데 7만주(46.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남울진농협이 1만2000주(8.0%)를 보유하고 있으며 울진중앙농협 6000주(4.0%), 북면농협 5000주(3.3%), 울진농협 4000주(2.7%) 등 지역 농협도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울진유통의 핵심 사업은 지역 농수산물 유통과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이다. 지난 2014년 울진군으로부터 학교급식지원센터로 지정된 이후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 등의 학교급식 공급을 확대해 왔다. 현재 울진유통은 설립 이후 핵심 목적인 농수산물 유통·판매 사업에서 수년째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울진유통은 2024년과 2025년 각각 4억9127만원, 2억6635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억883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2년6개월 동안 발생한 영업손실을 단순 합산하면 약 9억6000만원에 달한다.

 

▲ 울진유통농업회사법인 영업이익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그럼에도 최종 손익은 최근 3개 사업연도 모두 흑자를 유지했다. 울진유통은 2024년 224만원, 2025년 3403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4681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본업에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최종적으로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업외수익으로 회계처리되는 울진군 보조금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울진유통의 영업외수익은 2억6401만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정부보조금 수입은 2억6250만원에 달했다. 사실상 영업외수익의 대부분을 보조금이 차지한 셈이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해당 보조금 수입이 없었다면 올해 상반기 세전손익 역시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울진군이 지급한 출하장려금은 2억5200만원이다. 여기에 로컬활성화교육보조금 1050만원과 학교급식차량 구입 보조금 1500만원까지 더하면 상반기 수령한 정부보조금은 총 2억775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출하장려금 2억5200만원, 치유농산물 시범사업보조금 6914만원, 학교급식차량 구입 보조금 1500만원 등 총 3억3614만원을 지원받았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만 합쳐도 보조금 규모는 6억1364만원이다.

 

울진군과의 경제적 관계는 보조금 지원에 그치지 않는다. 울진유통은 최대주주인 울진군 소유 부동산을 임차보증금 없이 빌려 학교급식과 농특산물 유통사업 등에 사용하고 있다. 동시에 울진군은 울진유통의 거래처이기도 하다. 회사의 지분 소유와 자산 제공, 보조사업, 거래 관계가 모두 울진군과 연결돼 있는 구조다.

 

농협도 농산물 유통하는데 또 별도 법인?…임원진엔 지역농협·군청 공무원 출신 다수 

 

지속적인 영업적자는 울진유통의 경영 효율성을 넘어 별도 법인의 존립 필요성을 둘러싼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울진유통의 핵심 사업인 농수산물 유통은 지역 농협을 비롯해 다양한 민간·협동조합 유통주체가 이미 참여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울진유통은 농수산물 유통시장이 도매시장과 대형유통업체, 농협유통, 생산자·소비자 간 직거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형성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울진유통 자체의 지분구조에서도 남울진농협과 울진중앙농협, 북면농협, 울진농협 등 지역 농협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울진유통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고유한 사업 영역과 공적 역할이 무엇인지 보다 분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울진유통농업회사법인 임원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경영진 구성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지목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울진유통의 직원은 총 10명으로 유통사업팀 8명과 경영지원팀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등기임원은 대표이사 1명, 이사 4명, 감사 2명 등 총 7명이다. 직원과 비상근 등기임원을 단순 합산할 경우 총 17명 가운데 임원이 41.2%에 달하는 구조다.

 

이사진의 면면을 살펴보면 지역 농협 관계자와 울진군 공직자 출신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정만교 대표이사는 울진군 공무원 출신이며 황재길 이사는 현 남울진농협 조합장, 황재규 이사는 현 울진중앙농협 조합장, 강성철 이사는 현 울진산림조합 조합장이다. 박금용 감사 역시 전직 울진군청 국장 출신이다. 나머지 김창원 이사와 김대균 감사는 농업인으로 기재돼 있다. 이들 임원은 모두 비상근으로 재직 중이다.

 

회사 정관상 이사 정원도 과거보다 확대됐다. 울진유통은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3인 이상 5인 이내'였던 이사 수를 '3인 이상 7인 이내'로 늘렸다. 지자체가 최대주주이고 지역 농협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회사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주요 주주·지역기관 관계자가 이사회에 집중된 구조가 경영 전문성과 감사 독립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본업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면서 지자체 보조금으로 손실을 메우는 구조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한정된 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사용돼 '혈세 낭비'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크다"며 "더욱이 지자체가 최대주주인 기업의 대표이사와 감사가 해당 지자체 공무원 출신이고, 주주로 참여한 지역농협의 현직 조합장들까지 다수 이사진에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경영·감사 기능의 독립성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울진유통 측은 회사가 지원받는 보조금을 단순히 영업적자를 메우기 위한 재정 지원으로 보는 것은 실제 사업 구조와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출하장려금 등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물류비와 운반비 등 관련 사업비용이 함께 발생하는 만큼 보조금 수입만 떼어 회사의 수익구조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울진유통 관계자는 "울진군으로부터 지급받은 보조금은 회사의 영업손실을 단순히 보전하는 용도가 아니라 물류비와 운반비 등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관련 비용은 영업비용으로 반영되는 반면 보조금은 영업외수익으로 회계처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농협은 주로 벼 등 곡물류를 취급하는 반면 울진유통은 감자와 양파, 무, 양배추 등 지역농협에서 취급하지 않는 품목을 중심으로 유통하고 있어 사업 영역에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농협과 울진유통이 모두 농산물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실제 취급 품목과 수행하는 기능에는 차이가 있어 단순히 사업이 중복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도 주요 주주가 경영에 참여하는 주식회사의 구조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울진유통 관계자는 "회사가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주요 지분을 보유한 기관 관계자들이 당연직 성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주요 임원 선임과 관련해서는 회사 여건상 공개모집을 통해 이사회 멤버들을 선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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