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현재 북극항로 시범운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러 제재 이슈와 관련해 미국 등 관계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러시아 운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재 문제와 관련해 관계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며 "외교적으로 협의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선사와도 관련 사항을 공유했고, 현재는 22일 출항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범운항에 투입될 컨테이너선 '몸바사호'도 현재 부산항에서 극지 운항 안전기준인 '폴라코드(Polar Code)' 충족을 위한 보완 작업과 선급 인증 절차를 진행하며 출항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팬스타는 정부 시범운항 참여를 위해 HMM으로부터 2758TEU급 몸바사호를 매입했다.
정부는 북극항로 운항을 위해 러시아 측으로부터 항행 관련 허가를 확보한 상태다. 북동항로는 러시아 연안을 통과하기 때문에 러시아 측의 항행 허가와 기상·쇄빙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운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러 제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등 관련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해 왔다.
업계에서 대러 제재 리스크를 시범운항의 최대 난제로 꼽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4월 시범운항 계획을 발표한 이후 선사 선정이나 화물 확보도 중요하지만 국제 제재 체계와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부가 운항 비용을 지원하더라도 민간 선사들이 쉽게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이번 시범운항 역시 팬스타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팬스타는 부산~오사카 국제여객선과 크루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글로벌 원양 컨테이너 노선이나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대형 선사보다 대러 제재에 따른 사업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북극항로의 경제성 논란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부산~로테르담 구간은 수에즈 운하보다 항해거리가 약 30% 짧은 장점이 있지만, 계절적 운항 제한과 높은 보험료, 극지 운항 장비 및 인력 확보 비용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간 기항지가 제한돼 컨테이너 정기항로 특유의 환적·화물 적재 효율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도 2018년 시험운항 이후 북극항로를 기존 동서 항로의 상업적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범운항과 관련해 출항 자체보다 향후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 구축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북극항로를 추진하는 만큼 첫 운항은 상징성이 크지만 이후에는 경제성과 화물 확보, 국제 제재 리스크 관리 등이 뒷받침돼야 민간 중심의 정기 항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이번 시범운항은 상징성이 큰 사업이지만, 상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추진이 먼저 앞서가는 측면도 있다"며 "첫 운항보다 중요한 것은 민간 선사들이 스스로 사업성 유무를 판단해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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