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예금이 3년보다 금리 높다…은행권 '장·단기 금리 역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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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예금이 3년보다 금리 높다…은행권 '장·단기 금리 역전' 심화

폴리뉴스 2026-08-11 17:14:03 신고

올해 말 연 5%대 정기예금 만기 도래를 앞두고 은행권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에서 단기 정기예금 금리가 장기 예금보다 높은 '장·단기 예금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가계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은행과 금융소비자 모두 장기간 자금을 묶어두기보다 단기 자금 운용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를 살펴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모두 3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가 3년 만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3개월 만기 최고금리가 연 2.85%인 반면 3년 만기는 연 2.40%에 그쳤다. 단기 상품 금리가 장기 상품보다 0.45%포인트 높은 셈이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도 3개월 만기 금리가 연 2.90%로 3년 만기 연 2.50%보다 0.40%포인트 높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에서도 비슷한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통상 은행 정기예금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고객이 장기간 돈을 맡기는 데 따른 기회비용과 향후 물가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은행이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일반적인 금리 구조가 뒤집힌 상태다.

장·단기 예금 금리 역전은 통화정책과 은행의 자금조달 전략, 금융소비자의 투자 성향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상품 금리 추이를 보면 장·단기 예금 금리 역전 조짐은 2023년 1월부터 나타났다. 글로벌 통화 긴축에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까지 끌어올렸던 시기다. 이후 2024년 10월부터 금리 구조가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8월부터 다시 장·단기 금리 격차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증시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정기예금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선호가 낮아졌고,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은행 역시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 예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성이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은행은 굳이 장기 예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었다"며 "단기 예금 금리만 올려 고객을 유치하려는 마케팅 전략을 폈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의 자금 운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정기예금이 안정적으로 목돈을 굴리기 위한 대표적인 금융상품이었다면 최근에는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하기 전 자금을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파킹(Parking)'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향후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장기 예금보다 짧은 만기의 상품을 반복적으로 이용하면서 시장 상황에 대응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향후 조달금리 변동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높은 금리로 장기간 자금을 확보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장·단기 예금 금리 역전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 상승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장기 상품에 자금을 묶어두기보다 3개월 단위 정기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상품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오경석 신한은행 Premier PIB 강남센터 지점장은 "올 연말까지는 단기 예금을 활용하다가 기준금리 추세를 선반영하는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장기 예금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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