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정부 정책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과 정책 수정 과정을 두고 일각에서 ‘엇박자’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적극 해명하며 합리적 논쟁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진통을 민주적 조율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부처 간 논쟁은 민주적 과정”… 정책 수정 비판에 반박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최근 국정 운영과 관련해 부처 간 엇박자나 충돌이라는 의견들이 가끔 있더라”면서 “각료들이 논쟁하고 다퉈야 국민들이 다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고용노동부 사이에 의견이 갈렸던 ‘주 52시간 예외 적용’ 사안을 들며 토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갑론을박하고 논쟁해 조정하고 결국 일정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가장 민주적”이라며 “합리적 논쟁을 통해 입장을 하나로 조율해 가는 것을 민주적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현안에 대해 부처가 다른 의견을 가진 것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은 이론의 여지가 있고 다른 의견들이 있기 때문에 정책인 것으로, 이견이 없는 명백한 진리와는 다르다”면서 “안을 낼 때는 변경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처 간 활발한 토론이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열쇠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저의 뜻은 논쟁하라는 것”이라며 “각료들이 다투지 않으면 입장이 다른 국민들이 싸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인과 노동자가 싸우지 않게 기업 입장을 대표하는 산업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동부가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현장에서 덜 다툰다”고 거듭 당부했다.
최근 세제 개편안 수정 가능성을 내비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책 유연성을 옹호했다. 이 대통령은 “누더기로 만들고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이것도 비슷하다”며 “안을 발표하고 입법 예고를 해 국민 의견을 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론이 있으면 반론을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지, 한번 결정했으니 그대로 ‘고’(go) 하는 것이 일관성이 있는 거냐.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구 장관은 “정부의 세법(개정)안은 확정안이 아니다. 왜 입법 예고 기간이라 하겠나. 8월 3∼20일 충분한 국민 의견을 듣고 다시 ‘리바이즈’(revise·수정)해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에서 수정·보완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재경부 장관은 그걸 아셔야 한다. 세금 만지는 사람은 (세법을)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게 돼 있다”면서 “바꿔서 혜택을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바꿔서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엄청나게 반감을 가지게 돼 있으니 무조건 기어서 다니시라”고 당부했다.
◇노란봉투법 명확한 기준 마련 지시…수사 안전망·부채 대책도 당부
노동 현안인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과 관련해서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쟁의 대상 판정 기준을 한층 명확히 정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 대상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규정으로 안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있더라”고 물었다. 김 장관이 “저희가 행정 해석으로는 이미 (판단을) 다 내렸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해석과 지침은 다르다. 해석은 그냥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예를 들어 ‘어디에 공장을 만든다’는 등 경영상의 결정에 대해 (노조가) 반대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걸 명확히 규정으로 해주면 좋겠다고 하는 것 같다”며 “해석과 법률이 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다르다. 명백한 것들은 기준을 좀 명시해달라는 요구가 있는데, 그건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니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라”고 주문했다.
치안 문제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책무가 무거워진 점을 짚으며 “최근에 국민들이 걱정을 많이 하시는 부분이 수사 문제”라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이 대통령은 “어쨌든 경찰의 책임이 많이 커지지 않았느냐”며 “범죄 피해가 확대되지 않을지, 또는 ‘범죄 피해의 구제나 진상규명, 범인 체포나 처벌 등이 잘 돼야 할 텐데’ 하는 그런 걱정들을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 범죄 피해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지, 국민의 우려를 어떻게 할지 한번 정리해서 적정한 시기에 대책 보고를 해 달라”고 지시했다.
범정부 자살 예방 대책 보고에서는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짚으며 한계 채무자의 재기를 돕는 적극적 채무 조정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해결할 수 없는 빚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해결할 수 없는 채무는 정리하는 것이 채권자에게도, 채무자에게도, 사회에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갚을 수 없는 부채는 청산하고 새 출발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현장에서 실현해줘야 한다”고 당부하며, “빚을 못 갚는 게 기본적으로는 채무자의 잘못이지만 그걸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게 빌려준 채권자 책임도 있다는 게 최근의 일반적인 입장 아니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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