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출신 2명 군사기밀 수집 적발, 9월 법 시행 전이라 소급 적용 불가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국내 군사기지 주변에서 군사기밀을 수집·유출한 혐의로 적발된 외국인 피의자들이 형법상 '간첩죄' 적용을 피하게 됐다.
외국인을 위한 간첩 행위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됐지만, 시행이 오는 9월로 예정돼 있어 기존 법률을 적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1일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대한민국 국군과 주한미군 군사시설에서 이적(利敵) 활동을 벌인 중국군 출신 중국인 2명을 구속했다.
60대 A씨는 지난 4월 전북 군산공항 인근 호텔에 단방향 수신기(SDR) 등 감청 장비를 설치해 전투기와 관제탑 간 교신 내용을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국적 동포인(조선족)인 40대 B씨는 평택 미군기지(K-6) 정문 인근에서 군장점을 운영하며 기지 내 한국인 직원을 포섭해 한미연합군사훈련(UFS) 관련 자료 등 대외비 문건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중국군 출신 인사가 국내에서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다 적발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에게 형법 제98조의 간첩죄 대신 형법 제99조의 일반이적죄 등을 적용했다.
일반이적죄는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폭넓게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지만, 법정형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다.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간첩죄에 비해 처벌 수위와 형량에서 차이가 크다.
이처럼 외국인의 안보 침해 행위를 엄단하기에는 현행 법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국회는 지난 2월 형법을 개정했다.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기존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까지 확대해 중국 등 외국을 위한 국가기밀 탐지·수집·누설·전달 행위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 형법이 시행되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들도 간첩죄 적용 대상이 된다.
하지만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시행일은 오는 9월 13일이다.
이번 사건의 범행 시점은 시행 이전인 만큼 형법상 형벌 불소급 원칙에 따라 개정 간첩죄를 소급 적용할 수 없다.
결국 두 사람은 수사뿐 아니라 재판에서도 간첩죄가 아닌 일반이적죄에 따라 처벌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개정 간첩죄가 시행되기 전까지는 외국인을 위한 명백한 첩보 활동을 적발하더라도 일반이적죄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은 현행 법체계 안에서도 일반이적죄를 적극 적용하며 외국인의 안보 침해 행위에 대해 엄벌하는 분위기다.
지난 5월 수원지법은 한미 주요 군사시설과 국제공항 등을 정탐한 중국인 2명에게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반이적죄를 적용해 최장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어 6월 부산지법도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미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에게 일반이적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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