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경기도교육청이 학부모 형사고발과 교권보호전담관 300명 선발 등 교권보호 강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전담관 운영 방식과 학교 갈등의 사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안민석 교육감은 전날 부천 오정초 악성 민원 사안을 ‘교권보호단 1호 사안’으로 규정하고 해당 학부모를 교육감 명의로 형사고발했다. 해당 학부모는 교사를 상대로 민원과 피켓 시위를 벌이고 아동학대 혐의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교권보호위원회는 이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다. 학부모가 이후 사과하고 민사소송을 취하했지만 고발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같은 날 도교육청은 교권보호전담관 300명도 최종 선발했다. 학부모 고발과 대규모 전담관 선발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안 교육감의 ‘교권보호 드라이브’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담관 규모가 당초 공고한 50명에서 6배로 늘어난 데다 예산과 제도적 근거, 정책 방향성 등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교권보호전담관 규모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 교육감은 전담관 활동을 ‘재능기부’, ‘무보수’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300명 규모의 전담관이 실질적인 보상 없이 활동할 때 지속적인 운영이 담보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도교육청은 실제 활동에 따른 수당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정책기획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재능기부라는 것이 사실 무보수라는 의미는 아니”라며 “사안이 배정되면 기본적으로 2~3회 이상 출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1회 출동에 약 20만원을 기준으로 한 사안당 20만~60만원, 경우에 따라 그 이상의 활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나온 전담관 운영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도교육청은 별도 조례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교권보호전담관이나 교권보호단을 구성하는 데 별도의 조례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며 “교육감의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만든 것이어서 법적 근거나 제한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도교육청은 내년 1월 1일자 ‘교권보호국’ 신설을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교권보호전담관 운영에 관한 규정도 조례로 마련할 계획이다.
논란은 안 교육감의 교권보호 정책이 학교 내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정책 방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별도 교권 조직 확대와 형사고발 등 법적·행정적 대응에 무게를 둘 경우 학교 갈등의 사법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월 12일 교육부 장관과 17개 시·도교육감에게 ‘인권친화적 학교 조성 정책’을 권고하며 교원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지원 체계 구축과 함께 학교의 사법화를 줄이기 위한 갈등 중재 제도 검토, 민원처리 시스템의 실효적 운영 등을 주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육위원회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도 교권보호국 구상에 대해 “‘교권보호국’이라는 이름만 앞세운다면 공교육 회복이 아니라 갈등의 행정화와 교육의 사법화를 심화시키고 학교 구성원의 분열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교육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본보에 “이미 당사자 간 사과와 소송 취하가 이뤄진 사안에 대해서까지 기관이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것이 교육적 해결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갈등으로 상처를 입고 신뢰가 훼손된 학교 현장의 회복이 우선돼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감 명의의 고발이 학교 내 갈등을 사법적 절차로 해결하는 흐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감의 권한 행사 범위가 과도한 것은 아닌지, 교육적 판단보다 행정적 대응이나 성과를 우선한 결정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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