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정무린 기자┃인공지능(AI)이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퇴계 이황의 철학을 통해 인간다움의 의미를 고민하는 자리가 안동에서 마련됐다.
퇴계학진흥회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경북 안동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에서 퇴계학연구원과 함께 ‘제3회 전국 고교생 퇴계학 토론대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퇴계 사상의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인 ‘경(敬)’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AI 시대의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청소년들이 직접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회에는 전국 20개 고등학교에서 56명의 학생이 에세이를 제출했다. 예심을 거쳐 42명이 본심 참가자로 선정됐으며, 첫날 열린 본심에서는 36명이 6개 조로 나뉘어 두 차례의 예선 토론을 진행했다. 이후 각 조에서 선발된 6명이 결선 무대에 올랐다.
첫 번째 토론의 화두는 참가 학생들이 직접 정했다. 지난 7월 17일 열린 예비모임에서 학생들은 ‘AI시대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퇴계의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논제로 선택했다.
두 번째 예선과 결선에서도 퇴계의 가르침을 현실 사회에 적용하는 방안이 주요 논제로 다뤄졌다. 특히 기술 발전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존중과 배려를 어떻게 지켜갈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토론을 이어갔다.
토론 진행 방식에도 대회의 취지가 반영됐다. 참가자들은 각자 3분 동안 자신의 주장을 밝힌 뒤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이후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거쳐 마지막 발언으로 토론을 마쳤다.
평가 기준은 배려심, 이해심, 설득력, 실천성, 독창성 등 5개 항목이었다. 예선에는 조별 2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고 결선에서는 7명의 심사위원이 평가했다. 결선 심사에서는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하는 방식 등을 적용해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했다.
특히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이기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평가했다. 동점자가 나올 경우에도 배려심 점수가 높은 참가자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임미숙 심사위원장은 “이번 대회는 퇴계 선생의 가르침을 실천해 보다 선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비경쟁 토론을 통해 참가자들이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결선 결과 대구국제고 서해연 학생이 최우수상인 교육부장관상을 받았다. 대원외국어고 유정원 학생과 전주고산고 유현준 학생은 우수상인 도산서원장상을 수상했다.
이밖에도 장려상과 우수논문상이 각각 3명에게 수여됐으며, 청중으로 참석한 학생 가운데 토론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질문을 한 학생을 선정해 우수질문자상도 전달했다.
이희범 퇴계학진흥회 회장은 “퇴계 선생이 AI와 기후변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인간과 지구를 대하는 ‘경’의 자세”라며 “학생들이 이번 토론을 통해 퇴계 선생이 강조한 집중과 성찰의 자세를 배웠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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