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스페인의 대규모 불법이민자 사면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스페인의 이 정책에 대해 "안정을 위협하는 매우 나쁜 아이디어"라며 "다른 국가들이 달성하려는 방향에 역행해 지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꽤 큰 반발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자국에 5개월 이상 거주하고 범죄 전력이 없는 불법이민자에게 1년 기한의 갱신가능한 거주허가증을 부여하는 사면 정책을 마련해 신청을 받았다. 많게는 100만여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은 인구 고령화 문제의 장기적 해결책은 이민자 수용이라는 입장이다.
이 정책은 스페인에서만 불법이민자의 거주·노동권을 규정하지만 솅겐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만큼 다른 유럽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스페인의 사면은) 유럽 영토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성한다"며 "유럽으로 오는 많은 이가 북유럽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아는 우리는 이것이 특히 치명적이고 2015년 정확히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2015년 중동·아프리카발 난민이 유럽으로 대거 밀려오자 이들의 수용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사회 분열과 조직범죄 문제가 심각해지자 엄격한 난민 정책으로 돌아섰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최근 스페인령 세우타의 난민 진입 사태를 거론하며 "조금이라도 2015년 일어난 일과 비슷해질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매우,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한 국가의 결정으로 이민자 유입이 증가하는 것은 솅겐 체제의 연대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가 이처럼 스페인의 포용적 난민 정책을 비판한 것은 국내 정치 상황과도 관련 있다. 내달 총선을 앞두고 그가 이끄는 중도우파 온건당은 현재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에 밀려 재선이 불투명하다. 스페인 정부의 불법이민자 사면 정책을 공격함으로써 자신이 집권하는 동안 이민 통제에 성공했다는 점을 부각해 반이민 정서에 호소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는 스웨덴 사상 최초로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과 연립정부를 수립하겠다는 그의 선언과도 맞닿는다.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표명하면 스웨덴민주당과 정치적 동맹을 공고히 하고 이들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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