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선제대응"...금리 연속 인상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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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 선제대응"...금리 연속 인상 시사

이데일리 2026-08-11 15: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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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한은이 연속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2%)를 웃도는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며, 물가 상승세를 조기에 잡지 못하면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가 떨어지고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유상대 부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헤드라인 물가 상승폭은 러·우 전쟁시보다 작을 수 있지만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이나 인하의 영향이 파급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만큼 정책 대응 시기를 놓치는 ‘비하인드 커브’에 대한 경계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유 부총재는 간담회 중에 수차례 ‘선제적 대응’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면서 물가 안정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오래 상회할수록 기대, 임금상승 등을 통한 파급 경로가 강화된다”면서 “물가 앵커링(기대인플레이션 안착)이 불안하면 긴축에도 물가 둔화가 더디고 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확대된다”고 우려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오랫동안 웃돌게 되면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자극돼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이는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파급 경로가 강화된다.

이 역시 수요(경기 개선)와 공급(고유가·고환율) 양측에서 모두 강한 물가 상승 압력이 작용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물가 상승세를 조기에 꺾어 물가 안정에 대한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특히 유 부총재는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에 주목했다. 그는 “중동사태로 높아진 비용 압력의 파급과 함께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달 금리 결정에 참여한다면 신용카드 사용액이나 통관 수출, 한은의 성장과 물가 경로 전망 등을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 급락이나 원·달러 환율 하락이 통화정책 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엔 “전통적으로 한은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라며 “환율은 1400원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8% 상승하면서 석달 만에 2%대로 낮아지긴 했지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2.5%에서 2.6%로 확대됐다. 근원물가는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은 특성이 있어 한은이 기조적 물가 흐름을 파악할 때 중시하는 지표다.

유 부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결정엔 참여하지 않지만 그의 발언은 한은과 금통위의 물가에 대한 인식이나 향후 통화정책 운용 관련 시사점이 크다. 시장에서 추가 금리 인상 시점으로 이달보다 오는 10월을 더 유력하게 점치고 있는 상황에서 유 부총재가 ‘총대’를 메고 기대 심리 조정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유 부총재는 앞서 한은이 7월에 금리 인상을 본격적으로 단행하기에 앞서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도 통화정책방향전환(피벗)을 고려할 시기가 됐다고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한은은 오는 27일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6%)를 큰 폭으로 웃돌 것이라면서,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 전망치(2.4%)에 비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 부총재는 또 “물가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운용은 정부정책과 보완돼 금융불균형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리 인상이 최근 우려되고 있는 금융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오는 20일 유 부총재의 퇴임을 앞두고 열렸다. 유 부총재는 1986년 한은에 입행한 이후 금융시장국, 국제국, 국제협력국 등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고 국제금융·협력 담당 부총재보까지 지낸 대표적인 국제금융통(通)이다. 2021년 7월부터 2년 간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23년 8월 21일 부총재로 임명되면서 친정으로 돌아와 조직 운영과 통화정책을 아우르며 한은의 ‘안살림’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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