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상반기 식품업계를 짓누른 원재료·포장재·물류비 부담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0.9%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 7월 관측에서는 1.8% 하락을 예상했지만 한 달 만에 방향이 바뀌었다. 원화 기준 곡물 수입단가지수도 식용 7.0%, 사료용 7.9% 상승이 예상됐다.
국제곡물 가격과 환율 변화는 원료가 실제 생산에 투입되는 과정에서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한국제분협회에 따르면 현재 제분에 사용되는 원맥은 대체로 3~6개월 전에 국내로 들어온 물량이다. 미·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불안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던 시기에 수입된 물량이 현재 생산에 순차적으로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제곡물 가격이 일부 안정되고 원화 가치도 회복되고 있지만, 앞선 상승기의 원료가 생산에 반영되는 상황에서 3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도 전 분기 대비 7.0% 오를 전망이다. 과거 상승분의 영향이 이어지는 동시에 새로 들어오는 원료의 도입비용도 오르면서 식품기업의 원료비 부담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식품기업들은 상반기 원가 상승분 일부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구매·생산 과정을 손보며 비용을 줄였다. 원료 공급처를 분산하고 공급 차질에 대비한 대체 조달처를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대체 공급선을 실제 생산에 적용하려면 필요한 물량과 가격 조건을 맞추고 기존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품질과 규격을 검토하는 과정이 뒤따른다. 과거 공급망 충격을 거치며 기업들이 대체 조달처를 넓혀왔지만 국제가격이나 물류 여건이 급변했을 때 실제 공급선을 바꾸기까지는 일정한 준비 기간이 발생한다.
가격 상승에 앞서 원료를 미리 확보하는 방식도 국제가격과 환율을 함께 따져야 한다. 대규모 선구매에는 구매자금이 먼저 투입되고 재고가 늘면 보관비도 추가된다. 이후 국제가격이나 환율이 하락하면 높은 가격에 확보한 재고가 생산비에 남을 수 있어 구매 시점과 물량을 정하는 데도 부담이 따른다.
기업 규모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대응 수단에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중소업체의 경우 원료를 대량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 부담이 커 가격과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폭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국제가격 변동에도 구매 규모와 재고 보유 여력에 따라 기업별 비용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반기 가격 조정과 비용 효율화, 공급처 다변화까지 진행한 식품기업에는 앞으로 체결할 원료 구매가격이 실적의 주요 변수로 남았다는 설명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원화 강세가 이어진 기간이 아직 짧아 계약가격에 반영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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