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제주 실거주 주택에서 냉방과 난방, 온수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제공하는 히트펌프 실증에 나섰다. 정부가 올해를 '난방 전기화' 원년으로 삼고 히트펌프 보급을 시작한 가운데 단독주택을 넘어 아파트까지 국내 주거환경에 맞는 제품군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제주시 도남동 단독주택에 '히트펌프 필드 테스트 랩'을 구축하고 'EHS 올인원'의 냉난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검증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히트펌프는 공기 중 열을 끌어와 난방과 급탕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하는 보일러를 전기 기반 설비로 바꿀 수 있어 건물 부문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올해 난방 전기화 사업에 국비 144억5000만원을 투입하고 제주·경남 등 온난지역의 태양광 설치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설치비의 70%를 지원할 계획이다.
실증 제품인 EHS 올인원은 실외기 한 대로 에어컨 냉방과 바닥 난방, 온수 공급을 함께 처리한다. 여름철 냉방 과정에서 밖으로 버려지는 열을 온수 생산에 다시 활용하는 '열 회수' 기술도 적용했다. 에어컨과 보일러를 별도로 설치하는 국내 주택 구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단독주택에 이어 공동주택 적용 가능성도 검증하고 있다.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의 실제 아파트와 유사한 환경에 EHS 올인원을 설치해 성능과 운전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주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까지 히트펌프가 확산되려면 실외기 설치 공간과 배관, 난방 방식 등에 맞춘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히트펌프 보일러 제품도 제주에서 실증 중이다. 지난 6월 애월에 설치한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35도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 4.9를 기록했다. 소비전력 대비 약 5배의 난방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부 보급사업 효율 기준인 4.5를 웃돈다.
삼성전자는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해 온 히트펌프 사업을 국내 주거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보급사업이 제주 등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으로 넓어질 경우 에어컨과 보일러로 나뉘어 있던 국내 냉난방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신문선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제주는 국내 난방 전기화 정책이 가장 먼저 추진되는 지역인 만큼 히트펌프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실제 주거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테스트베드"라며 "냉방·난방·급탕을 아우르는 주거용 HVAC 솔루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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