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를 둘러싼 갈등이 정치적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과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1일 오후 동두천시의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임현숙 동두천시의회 의장에게 성명서 작성·유포 과정과 여성단체 조직 동원 의혹 등에 대한 공개 해명을 촉구했다.
전국 65개 시민사회·여성·종교·인권·평화단체가 참여한 공대위는 “우리가 문제 삼는 것은 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의견 자체가 아니다”라며 “피해여성의 목소리를 사실과 다르게 이용하거나 공직자의 신분을 감춘 채 여론 형성에 관여했다면 단순한 의견 표명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오는 14일 ‘동두천을 사랑하는 여성모임’ 명의로 발표될 예정인 성명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대위는 성명서에 새움터와 피해여성들이 성병관리소 철거를 원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지만 새움터 측은 이 같은 공식 입장을 밝힌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 성명서 작성 과정에서 임현숙 의장의 이름과 연락처가 확인됐다는 관계자 증언과 자료를 확보했다며 해당 모임의 실체와 성명서 작성 경위를 시민들에게 직접 밝히라고 요구했다.
여성단체 조직망을 통한 참여 독려 의혹도 제기됐다. 공대위는 여성단체 관계자들의 단체대화방에 성명서가 공유되고 “각 단체에서 7명 이상 참석해 달라”는 요청 등이 있었다며 공식적인 의결과 조직 동원 과정이 있었는지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임 의장이 지난 7월 동두천경찰서 방문 과정에서 성매매업소를 두고 ‘필요악’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다. 공대위는 사실이라면 여성인권을 내세워 과거의 피해를 말하면서 현재의 성매매를 ‘필요악’으로 인정하는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공대위는 옛 성병관리소를 단순히 철거할 건물이 아니라 국가폭력과 기지촌 여성들의 역사를 기억하고 치유와 평화, 여성인권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해야 할 장소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권에는 주소지가 없다”며 전국 시민사회의 문제 제기를 ‘외부세력’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현숙 의장에게 성명서 작성 및 유포 경위 공개, 피해여성에 대한 사과, ‘동두천을 사랑하는 여성모임’의 실체 공개, ‘성매매 필요악’ 발언 해명과 사과, 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동두천시의회에는 윤리·징계 절차 착수를 촉구했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소속 이의환 동두천시 지방자치행정감사단장은 “여성인권은 필요할 때 꺼내 드는 피켓이 아니다. 여성의 고통은 정치적 편가르기의 도구가 아니다. 여성이라는 이름은 사실을 왜곡하기 위한 방패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현숙 동두천시의회 의장은 “옛 성병관리소를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 없다”며 “14일 뜻을 같이하는 시민들과 함께 즉각 철거를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관철을 위한 단식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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