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2023년 말 <뉴스락> 이 '위기의 건설사'로 진단했던 SGC이앤씨가 약 2년 8개월 만에 다시 시험대에 섰다. 뉴스락>
당시 SGC이테크건설이었던 회사는 수익성 악화와 재무부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중대재해에 따른 영업정지 리스크가 한꺼번에 불거지며 위기를 맞았다.
이후 SGC이앤씨로 간판을 바꾸고 해외 플랜트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영업실적은 눈에 띄게 회복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하며 이익 체력 회복을 이어갔다.
하지만 회사 안팎을 둘러싼 위험요인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300%를 웃도는 부채비율과 물류센터 관련 차입 부담이 이어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모회사 SGC에너지의 신용보강 부담도 커졌다.
여기에 2022년 3명의 사망자를 낸 안성 물류창고 붕괴사고에서 비롯된 토목건축공사업 8개월 영업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1심 패소 판결까지 받았다.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당장 영업이 중단되는 상황은 피했지만 법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았다.
OCI 오너가 3세인 이우성 대표가 경영 전면에 선 지 약 4년. 실적 회복을 넘어 재무·PF·안전 리스크까지 정리할 수 있느냐가 본격적인 경영능력 평가의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락> 이 다시 진단해본다. 뉴스락>
SGC이앤씨는 1982년 9월 영창건설로 출발했다. 1997년 OCI의 전신인 동양제철화학 기술부를 인수하며 플랜트 EPC 역량을 확보했고, 이후 이테크이앤씨와 이테크건설, SGC이테크건설을 거쳐 2024년 현재의 SGC이앤씨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석유화학·정밀화학·발전·바이오·제약·반도체 등의 플랜트 EPC와 토목·건축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을 동일인으로 하는 OCI 기업집단에 속해 있다. 동시에 SGC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SGC그룹의 건설 계열사다.
SGC에너지는 SGC이앤씨 보통주 기준 56.7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상환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가정할 경우 지분율은 49.60%다.
이우성 대표는 고(故) 이회림 OCI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복영 SGC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SGC에너지는 2022년 이 대표를 SGC에너지와 당시 SGC이테크건설 대표로 선임하면서 공식적으로 'OCI 3세 경영 본격화'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현재 SGC에너지 지분 19.59%를 가진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영업익 21% 늘었다…해외 플랜트 중심 '체질개선' 성과
표면적인 영업 성적표는 개선되고 있다.
SGC이앤씨가 지난달 23일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5965억2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4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1억9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65억1500만원보다 21.41% 증가했다. 매출 감소에도 이익이 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약 5.4%를 기록했다.
1분기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1분기 매출은 3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9억원으로 54.7% 늘었다. 2분기에는 매출 2787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7.1%, 4.4%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영업 부문의 회복세는 뚜렷하다.
SGC이앤씨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3420억원, 영업이익 527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영업이익 106억원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고원가 현장 준공과 대손 인식 마무리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9%까지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종 손익까지 완전히 정상화된 것은 아니다. SGC이앤씨는 지난해 7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 단계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금융비용과 사업 관련 손실 등을 모두 상쇄하지는 못한 셈이다.
회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2025년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플랜트 매출은 약 4196억원으로 전체의 31.3%를 차지했다.
전년 해외 플랜트 매출 771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국내 건축사업 비중을 줄이고 해외 플랜트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는 흐름이 숫자로 나타난 셈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도 SGC이앤씨가 2022~2023년 건축사업 확장 과정에서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한 이후 플랜트 공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채비율 310%…건설 자회사 부담에 모회사 신용등급도 '흔들'
문제는 손익계산서 밖에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GC이앤씨의 2025년 말 연결 기준 총자산은 1조3639억원, 총차입금은 5873억원이다. 부채비율은 310.7%, 차입금의존도는 43.1%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차입 규모는 더 커졌다.
SGC이앤씨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3년 말 1792억원에서 2026년 3월 말 6632억원까지 증가했다. 약 2년여 만에 3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한국신용평가는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한 물류센터의 준공 이후 자산 및 PF 차입금을 인수하고, 준공 현장의 공사미수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SGC이앤씨는 2024년 이후 웨스트사이드로지스틱스를 포함해 6개 물류센터 자산을 직접 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매입했다.
문제는 해당 물류센터 매각이 공급과잉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을 팔아 차입금을 줄이려던 계획이 늦어지면서 재무부담도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이 부담은 모회사 SGC에너지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SGC에너지가 SGC이앤씨와 관련 SPC에 제공한 차입금 자금보충은 5155억원, PF 자금보충은 1501억원이다. 두 항목을 합치면 약 6656억원에 달한다.
SGC에너지는 지난해에도 SGC이앤씨 신종자본증권 200억원을 매입하고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신용평가사도 경고음을 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SGC에너지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한 단계 하향했다. SGC이앤씨 관련 우발채무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고 물류센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같은 달 SGC이앤씨 관련 지원부담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SGC에너지의 단기 신용등급을 A2-로 평가했다.
특히 SGC이앤씨의 차입금 대부분에 모회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재무안정성의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건설 자회사 한 곳의 재무문제가 그룹 사업지주회사 신용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된 셈이다.
반복된 사망사고, 특별감독 142건 적발…끝나지 않은 '안전 리스크'
재무 부담 못지않게 SGC이앤씨를 짓누르는 문제는 반복된 현장 사망사고와 그에 따른 법적 리스크다.
공개된 사고 기록을 종합하면 SGC이앤씨의 전신인 SGC이테크건설이 시공·시행한 현장에서는 2020년 성수동을 시작으로 2021년 대구·인천, 2022년 안성, 2023년 시흥·검단 등에서 사망사고가 이어졌다.
2020~2023년 확인되는 사망자만 최소 8명이다. 다만 각 사고의 구체적인 법적 책임은 개별 수사·재판 결과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인명피해가 난 곳은 2022년 10월 경기 안성 KY로지스 저온물류창고 현장이다. 콘크리트 타설 도중 바닥이 붕괴하면서 작업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가 SGC이테크건설의 전국 31개 현장을 특별감독한 결과는 더 뼈아팠다.
29개 현장에서 142건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추락·붕괴 예방조치 미준수 등 35건은 사법조치 대상이 됐고, 나머지 위반사항에는 약 2억6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그럼에도 사망사고는 멈추지 않았다.
2023년 10월 시흥 복합물류센터에서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숨졌고, 한 달 뒤 인천 검단 건설현장에서도 또다시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안성 사고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8개월 영업정지 리스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관계 당국은 2023년 10월 토목건축공사업에 대해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공시상 영업정지 대상 금액은 5134억원, 당시 매출의 33.7% 규모다.
SGC이앤씨는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올해 7월 1심에서 패소했다. 항소와 함께 신청한 집행정지가 지난달 31일 인용되면서 현재 정상 영업 중이지만, 처분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항소심에서도 패소하고 집행정지 효력이 종료되면 신규 도급계약과 입찰 등 영업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수주가 실적을 좌우하는 EPC 기업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변수다.
결국 SGC이앤씨가 넘어야 할 과제는 실적 회복만이 아니다. 특별감독에서 무더기 법 위반이 확인된 뒤에도 사망사고가 반복됐고, 그 후폭풍인 영업정지 소송도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우성 대표에게 필요한 성적표 역시 영업이익 증가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재무구조를 정상화하는 동시에 반복된 사망사고로 흔들린 안전관리 신뢰까지 회복할 수 있느냐가 '오너 3세' 경영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