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먹느니 차라리… 지갑 닫은 소비자가 향한 '뜻밖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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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먹느니 차라리… 지갑 닫은 소비자가 향한 '뜻밖의 장소'

위키트리 2026-08-11 11:0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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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이 무서워진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형마트의 쌀·반찬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고, 최근엔 냉동채소와 1000원 미만 초저가 식재료까지 인기가 옮겨붙는 모양새다. '가성비 한 끼'의 상징이던 김밥마저 가격이 치솟으면서, 외식을 포기하고 집밥으로 돌아서는 흐름에 불을 지피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한 끼 식사인 칼국수를 비롯해 냉면, 삼계탕, 김밥 등 주요 외식 품목의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달 쌀 매출은 1년 전보다 42% 늘었다. 올 들어 가장 가파른 증가폭이다. 1~6월 평균 증가율이 26.8%였던 것과 비교하면, 7월 한 달 사이 수요가 확연히 뛴 셈이다. 롯데마트 사정도 비슷하다. 상반기 내내 20%를 밑돌던 쌀 매출 신장률이 지난달 20.5%를 찍으며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밥상 위 반찬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의 장조림·멸치볶음·진미채·콩조림 등 기본 반찬류 매출은 올해 들어 전년 대비 36.6% 늘었고, 밀키트 매출도 12% 증가했다.

'국민 분식' 김밥마저 가격 저항선 넘었다

집밥 회귀 흐름의 배경에는 서민 대표 메뉴로 꼽히던 김밥의 가격 급등이 자리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838원을 기록했다. 행정안전부 집계로는 이 가격이 전년 동월(3623원) 대비 5.9% 오른 수치로, 서울뿐 아니라 광주·경기·경남 등 전국 모든 지역에서 1년 새 일제히 고점을 찍었다.

문제는 김밥값 상승 속도가 다른 외식 메뉴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달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김밥 물가지수는 2021년 103.47에서 올해 142.61로 37.8%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25.2%)과 비교하면 12.6%포인트나 더 높은 수준이다. 저렴한 한 끼의 대명사였던 김밥이 오히려 외식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가격이 뛴 배경에는 원재료 부담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김밥의 핵심 재료인 김(100장 기준) 평균 가격은 1만1220원으로 평년 가격(8642원)을 웃돌았고, 3년 전인 2023년 7월(6774원)과 비교하면 65.6%나 뛰었다. 쌀값 역시 20㎏ 기준 6만800원으로 1년 전(5만3264원)보다 올랐으며, 3년 전(4만7660원) 대비로는 27.5% 상승했다. 여기에 인건비·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정작 김밥집들은 팔수록 남는 게 없다며 폐업을 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실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분식점 사업자 수는 4만902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다.

대형마트, 초저가 구조화로 반격

밥상 물가 부담이 커지자 대형마트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외식 물가는 여전히 2.6% 오른 상태였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3.5%, 외식을 뺀 서비스 물가는 4.1%까지 뛰며 바깥에서 사 먹는 비용 부담은 꺾이지 않았다.

폭염으로 일부 밭작물을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런 흐름을 타고 이마트는 지난해 8월부터 신선·가공·생활용품 등 340여 개 품목을 5000원 이하로 맞춘 초저가 PB '5K 프라이스'를 선보이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최근에는 '고래잇 페스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의 운영 기간과 품목 수를 크게 늘리고, 이마트에브리데이·노브랜드 전문점까지 참여 채널을 넓혔다.

PB 브랜드 '노브랜드'의 존재감도 서서히 커지는 추세다.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노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0.1%에서 최근 4.3%까지 올라섰다. 매출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수익성 기여도는 상당하다. 노브랜드가 주축인 전문점 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5% 안팎을 차지할 뿐이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11%를 넘는다.

결국 '집밥이 남는 장사'라는 계산이 소비자와 유통업체 양쪽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는 외식비 부담에 장바구니로, 유통업체는 그 수요를 붙잡기 위해 초저가 원가 구조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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