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무장해제안 놓고 트럼프와 충돌…국내 여론 달래기 해석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종식 문제를 놓고 정치적 딜레마에 빠졌다.
그간 자신의 가장 강력한 우군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평화안을 들고나왔지만 총선 이후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쥐고 있는 이스라엘 강경파가 이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단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국내 강경파를 달랬지만 미국의 심기를 계속 거스르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에 처한 모양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합의한 무장해제안이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에는 하마스의 무장해제 시작과 함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고 병력을 철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마스가 완전히 무장해제 해야만 병력을 철수할 수 있다는 이스라엘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안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을지에 회의적 시각을 보내고 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층인 극우는 하마스에 양보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이번 총선 승리가 절실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내각을 다시 차지하려면 연립정부 구성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극우 강경파의 손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9일 각료회의에서 명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CNN은 이를 두고 평소 모호한 표현으로 해석의 여지를 남겨온 네타냐후 총리가 직설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까지 12주도 남지 않아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차라리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편이 낫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NYT는 총선 전 정치적 압박을 강하게 받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이 정치적 기반인 극우 지지층의 입맛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이스라엘 정책의장 시라 에프론 박사는 네타냐후 총리가 "한편으로는 자신이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약속했던 지지층과 연립정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치적 줄타기를 하고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책 포럼 분석가 님로드 노빅은 "네타냐후 총리가 내부적으로는 힘을 과시하면서도 미국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기 위해 아주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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