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안양] 김진혁 기자= 황선홍 감독의 몇 가지 전략적인 수가 팀의 2연승을 만들었다.
지난 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6 22라운드를 치른 대전하나시티즌이 FC안양에 2-1 승리를 기록했다. 2연승을 기록한 대전은 승점 26점을 확보, 9위에 올랐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6,039명이었다.
황 감독의 수가 통했다. 이날 대전과 안양의 상반된 승부수를 던졌다. 주중 친선전을 소화한 마테우스와 권경원을 벤치에 둔 안양은 후반전 고삐를 당길 공산이 컸다. 반면 대전은 마사, 루빅손, 엄원상 등 기동력이 뛰어난 자원으로 선발 명단을 구성하며 전반전부터 높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고자 했다. 입추 이후 한풀 꺾인 더위, 30분 지연 킥오프 등 환경적인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절대적 바탕에는 황 감독이 짚은 전술적 포인트들이 있었다.
먼저 주민규의 역할 변화다. 지난해 대전 합류 후에도 주민규는 줄곧 박스 근처에 머무는 전통적인 9번 공격수로 기용됐다. 그러나 오히려 주민규를 온전히 활용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좁은 공간에서도 경합으로 공간을 만들어 내는 장점을 지녔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든 주민규를 풀타임으로 상대 센터백과 경합을 벌이도록 하는 건 비효율적인 기용법이었다. 또 주민규는 박스 밖 플레이에도 분명 장점이 있는 공격수다.
K리그 대표 골잡이 주민규는 본래 중앙 미드필더 출신이다. 최전방보다 한두 칸 밑에서 공을 잡은 뒤 뿌려주는 역할도 어색함이 없다. 이에 황 감독은 안양전 주민규를 투톱 파트너 마사보다 한 칸 아래 위치에 배치하는 변화를 줬다. 사실상 ‘프리롤’이다. 주민규의 변칙 움직임으로 안양 수비도 맨투맨 수비와 지역 수비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다. 경기 후 주민규는 “전에는 스트라이커로서 위에서 버티거나 득점 상황에서 박스 타격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인내했다면 광주전부터는 제로톱 형태로 미드필더와 연계해 들어갔다”라며 바뀐 역할에 대해 짚기도 했다.
수비 압박이 비교적 덜한 공간에서 공을 받은 뒤 경합으로 버텨내는 건 주민규에게 큰 어려움이 아니었다. 이후 역으로 발생한 공간으로 뛰어드는 루빅손과 엄원상에게 공간 패스를 넘겨주면서 대전 공격의 중추 역할을 소화했다. 전반 17분에는 루빅손의 헤더로 발생한 세컨드볼을 선제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스트라이커로서 제 몫도 다했다.
또 한 가지 포인트는 고강도 중원 압박이었다. 통상적으로 한국 같은 무더위에서 90분 내내 강한 압박을 거는 건 제약이 많다. 그러나 황 감독은 특히나 밥신의 이탈로 헐거워진 중원에 활동량 좋은 측면 수비수 강윤성을 변칙 기용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강윤성은 대전 중원에 활동량과 투지를 주입했다.
안양과 중원 싸움에서도 강윤성의 역할이 컸다. 상대 압박을 유도한 뒤 최소한 터치를 통해 전방으로 연결하는 안양 공격 방식을 강윤성의 커버로 대응했다. 상대에게 1차 패스를 허용하더라도 안정감보다는 속도감 위주로 전개되는 2, 3차 패스 타이밍에 강윤성이 재빠르게 달려들어 공을 끊어내 역습으로 잇곤 했다. 강윤성을 중심으로 대전의 압박이 전반부터 큰 효과를 보면서 여러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오히려 2득점에 그친 전반 결과가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경기 종료 후 황 감독은 “주민규는 변칙적으로 역할을 줬다. 잘 수행했다. 전반 내내 상대 어렵게 만들었다”라며 “노림수가 있었고 잘 통했다고 생각한다. 주민규와 마사가 역할을 해줬다. 포지션 등 상대를 어렵게 했다. 90분을 유지할 수 없었지만, 역할 수행은 괜찮았다”라며 안양전 효과를 본 몇 가지 전술적 선택들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대전은 오는 일 선두 FC서울과 23라운드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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