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모산 국립공원 화재…주불은 진화했지만 곳곳에 화염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최근 엘니뇨 현상이 건기와 겹친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1주일 넘게 확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P·EFE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브로모산이 있는 브로모 텡게르 세메루 국립공원에서 지난 3일 큰불이 났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관리청(BNPB)은 지금까지 743㏊(헥타르·1㏊는 1만㎡)가 불에 탔으나 사망자나 부상자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자마리 차니아고 인도네시아 정치·안보 조정 장관은 국립공원을 위협한 주불은 이미 진화됐다면서도 여전히 여러 곳에 화염이 계속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120여개 활화산 가운데 하나인 브로모산은 분화구에서 흘러나오는 유황 연기를 보려는 관광객들로 해마다 붐비는 곳이다. 지난해에만 65만명가량이 이곳을 방문했다.
브로모산 국립공원 측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전망대 지역까지 불길이 번지자 지난 8일 밤부터 입장을 통제하고 있다.
재난관리 당국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누군가가 불을 피웠다가 껐지만,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며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엘니뇨 현상이 건기와 겹치면서 올해에만 이달까지 산불 375건이 발생했으며 산림과 토지 등 10만7천㏊가 탄 것으로 집계됐다.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 등 다른 지역 곳곳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소방관과 재난 대응 관계자 등 4만8천명이 투입됐다.
특히 수마트라섬 잠비주에서만 이탄지(泥炭地) 540㏊가 불에 탔으며 이 지역의 팜유 농장이 전소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열대우림과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이탄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탄지는 나뭇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고 퇴적된 습지로 일반 산림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탄소를 저장한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섬 등지에서는 주요 산물인 팜유와 펄프를 수확한 뒤 경작지를 태우는 과정에서 자주 산불이 발생한다.
2019년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인해 인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물론 태국과 필리핀까지 연무가 넘어가 대기질이 크게 악화한 바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당시 산불 피해 면적은 최소 94만2천㏊였으며 경제적 손실액은 최소 52억달러(약 7조원)로 추산됐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건조 기후와 강한 바람 탓에 올해 8∼9월 산불 위험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엘니뇨 현상은 올해 12월과 내년 1월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so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