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은 반환점을 넘어 후반기로 향하고 있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 특이한 부분은 아직 경질 혹은 사임한 감독이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K리그1을 보면 "감독 목숨은 파리 목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초반 부진이 이어지면 바로 경질 혹은 사임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3년을 첫 경질 혹은 사임 시기를 보면 이번 시즌이 특이하다는 걸 알 수 있다. 2023시즌 수원 삼성을 이끌던 이병근 감독은 4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8경기 2무 6패 속 경질됐고 수원은 이 시즌 표류를 하다 강등됐다.
2024시즌엔 전북 현대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4월에 내보냈다. 형태는 자진사임이었으나 성적 부진에 따른 경질이 더 적합하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2023시즌 중도에 부임했는데 계속 기회를 줬음에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자 결국 전북을 떠나게 됐다.
지난 시즌엔 대구FC의 박창현 감독이 연패를 이어가다 4월에 경질됐다. 초반만 해도 연승을 달리면서 분위기가 좋았다. 3백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축구를 이식했는데 갑자기 삐걱거리더니 겉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졌다. 대구의 선택은 조기 경질이었다.
원인은 1+2 강등 시스템에 있었다. 12개 팀 중 최하위는 자동 강등이 되고 11위, 10위 모두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잔혹한 강등 시스템 속에서 팀들은 부진의 기미가 심상치 않으면 빠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 입장에서도 과정, 내용보다 결과를 내는 축구에 더 집중해야 했다.
올해는 다르다. K리그1 팀 수 확대로 인해 1+2 강등 시스템이 사라졌고 최하위에 있어도 자동 강등이 아닌 K리그2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시스템이라 강등 위험이 낮아졌다. 구단들도 확실한 대안이 없다면 굳이 경질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전반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팀들이 많았는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동안 감독 변화는 없었다.
후반기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위험한 팀들은 있다. 대표적으로 광주FC다. 선수 등록 금지 징계로 인해 전반기 부족한 선수단 숫자 속 경기를 치러야 해 감안할 부분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대거 등록된 후에도 승리가 없다. 22경기 동안 1승, 승점 11에 머물면서 11위 부천FC1995와 승점 13 차이가 난다.
이번 시즌 타 구단들이 비교적 편안한 이유도 광주가 최하위를 공고히 유지하는 것도 있다. 이정규 감독에 대해 지지를 보내던 광주 팬들도 돌아선 상황이다. 5연패를 당한 포항 스틸러스와의 대결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만약 광주에 제물이 된다면 포항도 위험해질 것이다.
폭염 속 빡빡한 8월 일정이 끝나면 9월 A매치 기간이 다가온다. 기존 A매치와 달리 장기간 치러지는 만큼 감독 변화를 한다면 이 시기에 결정할 수 있다. 불명예 1호 경질이 나올 수 있지만, 구단들은 시즌 종료 때까지 일단 기다리고 지켜볼 가능성이 당장은 높아 보이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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