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광익 기자] 독일 연구진이 골수암에 존재하는 특정 T세포가 암세포와 싸울 준비는 되어 있으나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은 '조건부 준비' 상태에 있음을 밝혀냈다.
10일(현지시간) 독일 암 연구센터(DKFZ), HI-STEM 줄기세포 연구소,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UKHD) 공동 연구팀은 다발성 골수종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21명의 골수 내 T세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캔서 셀'(Cancer Cell)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골수암의 종양 반응 T세포는 고형암에서 흔히 보이는 심하게 '소진된' 상태의 T세포와는 크게 달랐다. 이 T세포들은 강력한 면역세포의 주요 특징을 보이며 종양 세포에 반응할 능력은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 세포들은 체내에서 종양과 효과적으로 싸우는 데 지속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조건부 준비'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필요한 생물학적 도구는 갖췄지만 골수 내에서 충분히 혹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연구 책임자인 미르코 줄리안 프리드리히는 "이중특이항체와 같은 치료법이 자연적으로는 충분히 일어나지 않는 '조건부 준비' 상태의 T세포를 암에 대항해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15개 유전자 활동을 기반으로 종양 반응 T세포를 다른 면역세포와 구별할 수 있는 특정 '유전자 서명'을 확인했다. 이 방법은 별도의 환자군에서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이 T세포의 수는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발성 골수종의 경우, 치료 시작 전 이 세포가 더 많이 존재했던 환자들이 나중에 치료에 더 잘 반응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서도 이 세포 수와 면역학적 치료 성공 사이에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반면 이 유전자 서명은 기존 화학요법의 성공을 예측하지는 못했다. 이는 해당 서명이 단순히 질병의 전반적인 경과가 아닌 면역 방어 활동을 반영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또한 T세포가 인식하는 암세포의 표적 항원을 조사했다. 1만7000개 이상의 단백질 조각 중 일부는 여러 환자와 두 질병 모두에서 공통으로 발견돼, 향후 더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면역치료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프리드리히는 "이 서명은 아직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임상 검사가 아니며, 더 큰 규모의 전향적 연구에서 확인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종양 반응 T세포가 암세포를 안정적으로 사멸시킨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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