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직썰] “국민 5명 중 1명 가입”···‘11조’ 상조시장, ‘규제’ 프레임’ 재정립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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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직썰] “국민 5명 중 1명 가입”···‘11조’ 상조시장, ‘규제’ 프레임’ 재정립 시급하다

직썰 2026-08-11 08:21: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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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불식 할부거래 방식의 상조산업이 선수금 11조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규제·감독과 산업 육성 정책 간 균형이 요구되고 있다. [제미나이·안중열 기자]
국내 선불식 할부거래 방식의 상조산업이 선수금 11조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규제·감독과 산업 육성 정책 간 균형이 요구되고 있다. [제미나이·안중열 기자]

[직썰 / 안중열 기자] 국내 선불식 할부거래 방식의 상조산업이 선수금 11조원 규모로 확대되면서 규제·감독과 산업 육성 정책 간 균형이 요구되고 있다. 국민 5명 중 1명이 이용하는 보편적 생활 서비스로 자리 잡았으나, 정책 감독의 무게추가 사후 관리와 제재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6년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주요정보’에 따르면 국내 상조시장 가입자는 1131만명, 선수금 규모는 11조3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가입자는 17.8%, 선수금은 9.9% 증가했다.

시장 확대에 발맞추어 규제 수위만 높일 경우 법정 의무를 이행해 온 기업의 경영 자율성이 위축될 수 있다. 일방적 통제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와 소비자, 상조기업이 각각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의 시선…감독과 진흥의 균형점 찾아야

공정위는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상조회사의 선수금 의무보전 비율과 자산 운용 현황 점검에 나선다. 국회 역시 지배주주 신용공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할부거래법 개정안을 계류 중이다. 외형 성장에 맞춰 제도적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흐름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이 11조원 규모로 확대된 만큼 소비자 피해 예방과 시장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 운용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행정 당국의 기본 역할”이라며 “특정 기업에 대한 제재라기보다 시장 전체의 자정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통상적 점검 절차”라고 말했다.

고강도 감독책을 지속할 경우 자본금 15억원 유지, 선수금 50% 이상 예치 등 기존 기준을 준수해 온 기업의 행정 부담이 가중된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 상조업체는 경영 압박을 받아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거나 소비자 선택 폭이 줄어들 수도 있다.

업계는 적발·제재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시장 건전화와 산업 진흥책 병행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민간 영역이 담당해 온 장례·돌봄 인프라의 역할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해서다.

◇소비자의 시선…정보 기반의 합리적 검증 필요

상조산업을 향한 부정적 인식은 과거 일부 업체의 폐업과 불완전판매 사례에서 비롯됐다.

현재 전체 가입자의 90% 이상은 가입자 10만명 이상의 대형 상조회사에 집중돼 있다. 이들 기업은 법정 선수금 보전 의무와 정기 공시 제도를 이행 중이다. 소수 부실 사례로 전체 산업을 판단하기보다 개별 기업의 재무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서울시 마포구 거주 가입자 김모(52)씨는 “10년 전 부모님 장례를 준비하며 상조에 가입할 때는 주변에서 떼이는 것 아니냐며 말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정기적으로 공시되는 선수금 예치 현황을 확인하고 표준 약관을 꼼꼼히 살핀 뒤에는 안심하고 납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상조 서비스 관련 피해 구제 신청 중 상당수는 계약 해지 시 환급금 산정 방식이나 표준 약관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발생한다”며 “공시된 재무정보와 선수금 예치 현황을 직접 확인하는 합리적 소비 태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조시장에는 폐업 발생 시 공정위의 “내상조 찾아줘”를 통해 예치 현황을 조회하거나, “내상조 그대로” 제도를 활용해 대체 서비스를 제공받는 안전망이 작동하고 있다.

해약환급금 갈등 역시 구조적 이해가 우선이다. 상조 해약환급금은 공정위 고시 기준에 따라 초기 사업비를 공제한 뒤 지급된다. 납입 초기에는 환급금이 없거나 적고 회차가 경과할수록 늘어나는 구조다. 표준 약관과 공시 기준에 기반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수적이다.

경기도 수원시 거주 가입자 박모(41)씨는 “중도 해지 시 환급액이 생각보다 적어 당황한 적이 있는데, 상조 서비스의 특성상 초기 사업비가 차감되는 구조라는 설명을 듣고 이해하게 됐다”며 “무조건적인 오해보다는 소비자가 약관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고 가입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시선…자율규제 확대와 공적 역할 입증

상조업계는 촘촘한 법정 규제를 준수하는 동시에 공제조합 설립, 소비자보호헌장 제정 등 자율적 안전망을 확충해 왔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국상조산업협회가 회원사 개인정보 보호 실태 자율점검 단체 지정을 추진하는 행보도 같은 맥락이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상조업의 본질은 금융업이 아닌 고령화 사회에서 장례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이라며 “11조원 선수금 역시 임의 운용 자금이 아닌 서비스 이행을 위해 엄격히 관리되는 자산인데, 단순 외형만 보고 금융업 기준의 규제를 적용하면 지역 장례 인프라를 지탱해 온 중소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연수구 거주 가입자 이모(43)씨는 “최근 상조 서비스가 장례에만 머물지 않고 크루즈 여행이나 웨딩, 돌봄 케어까지 생활 전반으로 확장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 서비스로 체감하고 있다”며 “정부의 과도한 통제보다는 정직하게 운영하는 기업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조업은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장례와 의례라는 사회적 수요를 담당해 온 민간 인프라 역할을 해왔다. 업계가 바라는 핵심은 규제 철폐가 아닌 공적 기능을 고려한 정책 설계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감독 체계에 동의하는 한편, 기업 스스로도 환급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율 준수 체계를 구축해 신뢰를 입증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기관의 감독·육성 균형과 소비자의 객관적 정보 확인, 기업의 공적 가치 입증이 어우러질 때 상조산업이 규제 대상을 넘어 선순환 성장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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