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경북)=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 위치한 검마산(1017m)은 태백산 지맥이 동쪽으로 내려와 백암산으로 뻗어가는 중간에 있는 명산 중의 명산이다.
산세가 험준하고 정상부의 석골이 공중에 솟은 듯 뾰족해서 흡사 칼을 빼 든 형상이라 해서 검마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검마산은 산세가 빼어나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과거 선비들의 학문 수행지로도 유명했다.
|
◇산벚나무·투구꽃 등 다양한 식생으로 어우려져
현재 검마산을 지키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국립검마산자연휴양림이다. 7866만㎡ 규모의 이곳은 1997년 5월 28일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검마산을 찾는 많은 방문객들에게 쾌적한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검마산 서쪽 자락에 있는 자연휴양림은 책 읽는 숲으로도 유명하다. 숲속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휴양림 어디서든 자리 잡고 앉아 읽을 수 있다. 숲속에서의 독서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검마산자연휴양림에는 대규모 금강소나무 군락지가 있다. 검마산과 울연산 사이에 있는 본신계곡에는 금강소나무 군락이 울창하게 펼쳐져 있다.
한반도의 소나무는 크게 ‘해송’(海松)과 ‘육송’(陸松)으로 나뉜다.
해송은 수피가 검어서 ‘흑송’ 또는 ‘곰솔’로도 불린다. 반면에 수피가 붉은 육송은 금강소나무, 춘양목, 황장목, 적송 등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소나무는 단단한 속 부분인 심재(心材)가 50% 내외지만 금강소나무는 무려 70~80%에 이른다.
대체로 금강소나무는 수형이 곧고 밑동이 굵으며, 껍질은 얇고 붉은색을 띤다. 나무 속은 붉거나 누렇고 나이테는 가지런하면서도 촘촘하다. 목재로서의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에 예부터 궁궐 건축, 왕실용 관 등으로 사용됐다.
검마산 일대의 금강소나무 군락지는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는 등 곧고 미끈한 소나무의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을 압도한다. 금강소나무와 함께 서어나무, 쪽동백나무, 산벚나무, 층층나무 등의 목본류와 노루귀, 흰털괭이눈, 투구꽃, 산자고, 연복초, 꿩의바람꽃 등의 초본류 군락지가 산책로와 어우러져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으로 선정됐다.
이곳 금강송도 문화재 복원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됐고, 금강소나무림의 후계숲 조성을 위한 시범림이다. 특히 임업장비를 활용해 숲을 가꾸는 기계화 시범사업장으로 활용될 만큼 뛰어난 입지여건을 자랑한다.
|
◇일제시대 송진 채취 등 수탈사 잔혹
검마산 일대 금강송은 수백년간 번성했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송진 채취 등으로 심각한 수탈의 아픔을 겪었다. 일본이 당시 군수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소나무에서 송진을 강제로 채취했다. 송탄유를 얻기 위한 송진 채취는 한반도 전역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송탄유는 송진을 끓여서 만든 기름이다. 일본은 전쟁을 치르는데 항공유가 부족해지자 송탄유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송진 채취령을 내렸다. 일제는 소나무 껍질을 마구잡이로 벗기고 커다란 ‘브이(V)’자형 칼자국까지 내며 송진을 채취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에 남아있는 전국 송진 채집 피해 소나무 분포지만 46곳이 된다. 일본은 1933년부터 1943년까지 모두 9539t의 송진을 수탈했다. 1943년 한해 동안에만 채취한 송진이 4074t으로 이는 50년생 소나무 92만그루 분량이다.
검마산 일대 금강송 군락은 일제의 잔혹한 수탈로 큰 피해를 입었고, 이후 한국전쟁으로 크고 작은 피해를 겪었다. 그러나 강인한 회복력으로 현재 다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현재 본신계곡에는 대규모 금강송 생태경영림이 자리잡고 있다.
생태경영림은 숲 나이 50년으로 가슴 높이 지름 22㎝, 높이 10m에 이르며 중간지름나무와 큰 지름나무가 능선과 계곡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이 중 40㏊ 면적에서 700그루의 소나무가 문화재 복원용을 지정·관리 중이다.
김진호 영덕국유림관리소 주무관은 “5~10년 간격으로 꾸준하게 숲가꾸기를 통해 생태 경영림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일제강점기에는 이 일대에서 대규모 송진 채취가 이뤄지면서 당시 상처를 입은 소나무들이 지금도 적지 않게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