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명품과 패션 브랜드가 즐비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스위트파크에는 생도넛과 밀크티, 아이스크림을 맛보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식품·외식업계가 제품이 놓일 ‘매대’보다 소비자가 몰리는 ‘동선’을 좇기 시작하면서다. 과거 대형마트와 편의점 중심의 전통적인 유통 전략에서 벗어나 젊은 소비자가 자주 찾는 공간을 새로운 무대로 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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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은 어떻게 ‘테스트베드’가 됐나
10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외식업계가 요즘 눈여겨보는 대표 채널이 올리브영이다. 과거 식품업계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를 우선 공략했지만, 최근에는 올리브영이 새로운 테스트베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크라운제과는 신제품 ‘마이쮸 토마토’를 올리브영에서 먼저 선보였다. 2004년 출시 이후 포도·딸기·복숭아 등 과일 맛을 중심으로 선보여 온 마이쮸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채소인 토마토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젊은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을 택한 것이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마이쮸 토마토는 출시 일주일 만에 올리브영 온라인몰 과자·초콜릿·디저트 카테고리 판매 순위 1위에 올랐고, 일부 매장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남양유업도 초고단백 음료 ‘테이크핏 익스트림’을 올리브영 온라인몰에 선출시했다. 단백질 함량을 높여 웰니스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으로, 올리브영이 남성 건강관리와 웰니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올리브영의 이같은 역할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매일유업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문을 연 올리브영 매장에 매일두유와 피크닉, 셀렉스 등의 제품을 입점시켰다. 국내에서 쌓은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K웰니스 시장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을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판매처 하나를 더 확보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젊은 소비자가 많이 찾는 공간인 만큼 신제품을 먼저 선보이고 반응을 살핀 뒤, 판매 채널을 넓히기 위한 ‘신제품 시험장’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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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오프런”…신세계 강남점 지하 1층의 변신
또 다른 공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이다. 과거 백화점 식품관은 쇼핑을 마친 뒤 장을 보는 공간에 가까웠지만, 최근에는 식음료 자체가 백화점을 찾는 이유가 되고 있다. 특히 지하 1층 스위트파크는 국내외 화제성 높은 식음료(F&B) 브랜드가 모이는 ‘미식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이미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는 하나의 놀이터가 됐다.
최근 이곳에는 일본 생도넛 브랜드 ‘아임도넛’을 비롯해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폼폼푸린’ 카페,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CHAGEE),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밴루엔’, 미국 멕시칸 패스트캐주얼 브랜드 ‘치폴레’ 등이 매장을 냈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강남이라는 입지와 높은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쇼핑뿐 아니라 만남의 약속 장소로 많이 찾는 곳인 만큼, 새로운 F&B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으로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또 맛집이 몰려 있어 식품 및 외식업계 입장에서는 SNS를 통한 2차 확산도 기대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F&B를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 반면 맛집과 디저트 매장은 ‘굳이 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식사나 디저트를 즐기러 온 고객의 경우 다른 매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의 올해 1~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식품관 전체 매출도 2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F&B는 명품이나 패션보다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으로 최신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어 고객 방문 빈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식품업계 역시 단순히 판매 공간 하나를 더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젊은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에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향후 판매 채널 확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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