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빨리 오세요.”
지난달 31일 새벽 2시 30분께 충남 논산시 강경읍 황산리 일대에서 119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신고자가 남긴 말은 단 한마디뿐이었다. 자신의 주소도,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도 설명하지 못한 채 전화가 끊겼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119종합상황실이 신고자에게 거듭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짧은 신고 뒤 연락까지 끊기면서 자칫 생명이 위급한 상황을 놓칠 수 있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충남소방본부는 즉시 신고자의 위치와 과거 신고 이력 등을 확인하며 구조에 나섰고, 소방·경찰·병원 간 공조를 통해 결국 자택에서 신고자를 찾아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했다.
■ 주소도 상황도 몰랐다…소방, ‘기지국 위치’부터 추적
119종합상황실은 먼저 신고자의 과거 119 신고 이력을 확인했다.
그러나 관련 기록을 찾지 못하면서 신고자의 정확한 주소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상황실은 곧바로 휴대전화 기지국 기반 긴급 위치 추적을 실시했다.
정확한 주소가 아닌 추정 위치였지만, 신고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구급대를 우선 출동시켜 현장 수색에 들어갔다.
동시에 상황실에서는 신고자의 위치를 특정하기 위한 추가적인 정보 확보에 나섰다.
■ 경찰 조회에도 주소 못 찾아…이번엔 병원 기록 확인
119종합상황실 이세화(사진) 소방장은 충남도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 신고 이력까지 확인했지만 신고자의 주소를 특정할 수 없었다.
구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소방의 추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인근 병원에 진료 정보 확인을 요청했고, 병원 진료 정보를 통해 신고자의 자택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신고자의 짧은 말과 기지국 위치, 경찰 협조, 병원 진료정보가 하나씩 연결되면서 마침내 신고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장소가 특정됐다.
■ 자택 도착하자 ‘쓰러진 환자’…즉시 응급처치
주소를 확보한 구급대는 신고자의 자택으로 신속하게 이동했다.
그리고 주택 내부에서 쓰러져 있는 신고자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신고자는 의식은 있었지만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실시한 뒤 신고자를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불과 한마디의 신고와 이후 연락 두절로 시작된 상황이었지만, 소방의 긴급 위치 추적과 경찰·병원의 정보 협조, 현장 구급대의 신속한 대응이 맞물리면서 자칫 장시간 방치될 수 있었던 환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신고자가 남긴 짧은 말도 놓치지 않고 소방과 경찰, 병원이 긴밀히 협력해 신속한 구조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도민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촘촘하고 빈틈없는 긴급 대응체계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 사례는 위급한 상황에서 신고자가 정확한 주소나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119 상황실의 판단과 위치정보, 관계기관 간 신속한 공조가 생명을 살리는 결정적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특히 새벽 시간대처럼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짧은 신고 한마디가 구조의 출발점이 된 만큼, “빨리 오세요”라는 짧은 외침을 끝까지 놓치지 않은 긴급 대응이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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