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25)이 드디어 첫선을 보였다. 그는 특유의 번뜩이는 플레이를 뽐내며 현지에서 ‘그리즈만 후계자’란 기대를 받는 이유를 증명했다.
이강인은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후반 19분 교체 출전하며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4-4-2 포메이션에서 세컨드 스트라이커를 맡은 그는 상대 골대와 가까운 쪽에서 공격을 조립하고, 직접 슈팅으로 골까지 노렸다.
비록 이강인이 공격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하고 팀이 1-3으로 졌지만, 스스로도 “팀에 적응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로 가능성을 본 한 판이었다. 구단 레전드 앙투안 그리즈만(35·올랜도 시티)의 ‘7번’을 물려받은 만큼, 관심이 쏠렸던 그의 역할도 베일을 벗었다.
우선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시절 그리즈만이 주로 뛰었던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첫 경기를 소화했다. 둘의 플레이 스타일은 분명 다르지만, 공격 지역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이강인은 볼을 거머쥐고 창의적인 패스와 탈압박에 능하고, 그리즈만은 최고 수준의 오프 더 볼 능력과 득점 능력을 갖췄다. 분명 같은 자리에서 뛰어도 활용 방식이 약간은 다를 수밖에 없다.
세컨드 스트라이커는 이강인의 공격적인 재능을 끌어내기 좋은 역할이다. 이강인이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차지했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당시 대표팀에서 이 롤을 맡았다. 발렌시아와 마요르카(이상 스페인)에서도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12경기를 소화했고, 1골 4도움을 뽑아냈다. 2.4경기당 공격포인트 1개씩 생산한 셈인데, 어떤 포지션을 소화할 때보다 효율이 높았다.
물론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중요시하는 ‘수비’도 신경 써야 한다. 그리즈만 역시 아틀레티코에서는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고강도 압박을 펼쳤다. 이날 이강인도 최전방에서 팀 전방 압박의 시작점을 맡았다. 악착같이 볼을 쥔 상대 선수들에게 따라붙어 수비했다. 아틀레티코 특유의 조직적인 수비에 녹아드는 게 이강인의 과제로 꼽힌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맨체스터 시티와 AT 마드리드의 친선경기. AT마드리드 이강인이 슛하고 있다. 2026.8.9
hama@yna.co.kr/2026-08-09 21:35:05/
아직 어디서 뛸지 확정된 것도 아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 몇몇이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은 만큼, 이강인은 이들이 오면 다른 자리에서 뛸 수도 있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은 다재다능한 선수”라며 “측면과 좁은 공간은 물론,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활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강인 역시 “어느 자리에서 뛰어도 괜찮다. 그저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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