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시, CFTC 감시 시스템 도입…올해 4번째 감시 계약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예측시장 거래소 칼시(Kalshi)가 8월 10일(현지시각) 나스닥(Nasdaq)과 다년 계약을 맺고 나스닥의 시장감시 플랫폼을 자사 거래소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이미 쓰고 있는 것과 같은 플랫폼이다. 칼시는 기존 감시 체계에 나스닥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결합해 예측시장과 새로 추가하는 무기한형(perpetual-style) 파생상품까지 감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통합 시스템은 시세조작과 내부자거래를 실시간으로 잡아내 CFTC가 요구하는 형식으로 거래 데이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계약 규모와 단계별 도입 일정은 양측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CFTC도 쓰는 그 시스템, 칼시가 선택한 이유
나스닥의 시장감시 플랫폼은 CFTC가 먼저 도입한 시스템이다. CFTC는 2025년 8월 1990년대에 만든 낡은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해 나스닥 감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고, 이를 통해 처음으로 자동 경보와 시장 간 교차 분석 기능을 갖추게 됐다.
나스닥은 이 감시 기술을 50개 이상의 거래소와 20개 이상의 해외 규제기관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젬니니(Gemini) 같은 크립토 거래소를 포함해 신생 자산군에도 오랫동안 이 기술을 판매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조사 업무 흐름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조사관이 수동으로 처리하던 작업을 자동화했다. 나스닥의 규제전략·혁신 총괄 토니 시오(Tony Sio)는 “예측시장은 금융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 중 하나”라며 “이런 속도에 맞는 규모와 전문성을 갖춘 감시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시간 탐지부터 CFTC 보고까지, 무엇이 달라지나 / AI 생성 이미지
실시간 탐지부터 CFTC 보고까지, 무엇이 달라지나
이번 계약으로 나스닥의 24시간 감시 플랫폼이 칼시의 거래 인프라와 결합돼 시장 남용, 조작, 내부자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게 된다. 동시에 CFTC가 요구하는 형식으로 거래 데이터를 넘기는 절차도 지원한다. 칼시의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 맥스 크로울리(Max Crowley)는 “이번 계약은 칼시의 시장 무결성에 대한 의지를 다시 보여준다”며 세계 최대 거래소들이 쓰는 감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벤트 계약을 중개하는 업체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바뀌는 부분은 보고 경로다. 칼시의 경보와 CFTC의 경보가 같은 엔진에서 나오게 되면서, 이상 거래가 포착된 순간부터 규제기관 파일로 넘어가기까지의 경로가 짧아진다. 칼시는 올해 감시 조직 인력도 늘려왔다.
반년 새 감시 계약만 네 번째…폴리마켓과 다른 길
나스닥과의 계약은 칼시가 올해 발표한 네 번째 감시 관련 계약이다. 솔리더스랩스(Solidus Labs)는 2월부터 칼시를 모니터링해왔고, 8월 3일에는 칼시의 선물거래중개업체(FCM)인 키네틱마켓츠(Kinetic Markets)까지 감시 범위를 넓혔다. 나머지 두 계약은 방향이 다르다. 6월 체결한 스타컴플라이언스(StarCompliance)와 8월 4일 체결한 콤플라이(Comply)는 기업이 자사 직원의 거래를 감독하는 데 쓰는 소프트웨어로 칼시의 거래 데이터를 흘려보내는 용도다. 콤플라이는 자사 플랫폼을 5000개 이상의 기업이 쓴다고 밝힌다.
경쟁사 폴리마켓(Polymarket)은 접근법이 다르다. 폴리마켓은 4월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를 선택해 온체인 이상 탐지를 맡겼고 팔란티어(Palantir)와도 협력했다. 미국 거래소는 실시간 통제 데스크를 운영하고, 3월에는 내부자거래를 정의하고 스푸핑·워시트레이딩을 금지하는 규정도 공개했다. 다만 폴리마켓은 거래 관행 감시와 규정 위반자에 대한 제재 권한을 전미선물협회(NFA)에 규제서비스계약을 통해 넘겼다. 반면 칼시는 감시 도구는 외부에서 사들이지만 집행 권한은 자체적으로 갖고 있다. 칼시는 시세조작과 내부자거래를 금지하며, 올해 드러난 두 건의 의심 거래를 모두 스스로 규제기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감시 강화 배경엔 내부자거래 의혹과 소송 압박
칼시가 감시 체계를 잇달아 확대하는 배경에는 최근 불거진 내부자거래 의혹과 규제 압박이 있다. CFTC는 지난 7월 조지 산토스(George Santos) 전 공화당 하원의원과 합의를 발표했다. 산토스는 2월 국정연설 참석 여부를 맞히는 계약에서 얻은 부당이익 1만7569.98달러를 반환하고, 별도로 1만7500달러의 벌금을 내는 데 합의했다. 로이터는 이를 3만5000달러 규모의 제재로 보도했다. 산토스는 3년간 CFTC 규제 시장 거래가 금지되며,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백악관 텔레프롬프터 운영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쓸 문구를 맞히는 베팅과 관련해 별도로 CFTC 조사를 받고 있다. 칼시는 해당 계정에서 9만 달러 이상을 동결한 상태다. 앞서 뉴욕주 검찰총장이 칼시를 상대로 최소 36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예측시장을 둘러싼 규제 공방은 이미 진행 중이었다. 하원의 한 위원회도 5월 칼시와 폴리마켓에 고객확인(KYC)과 거래 감시 관련 자료를 요구하며 6월 5일을 마감 기한으로 제시했다.
칼시가 감시 인프라를 잇달아 사들이는 것은 이런 규제·법적 압박 속에서 시장 감독 역량을 스스로 입증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다만 나스닥과의 계약이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적용되고,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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