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배우자에게서 '로저비비에' 가방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전당대회 당선을 대가로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가방을 건넨 혐의로 김 의원 부부를 기소했다.
이날 김 여사는 "영부인에게 클러치백이 필수품"이라며 "옷 색깔마다 필요해서 제가 짝퉁(가품)을 많이 샀다. 클러치백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검 측이 여당 당 대표 부인에게 명품을 선물 받고 자필 편지도 받는 게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하자 "그간 영부인들 수사를 다 해봤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10일 김기현 의원과 배우자 이모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3차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김 의원 부부는 김 의원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선된 것을 대가로 같은 해 3월 17일께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1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 배우자는 선물 제공 사실은 인정했으나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는 이날 검은 정장에 마스크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앞서 김 여사 측은 건강이 좋지 않고 증언을 거부할 예정이라며 불출석 입장을 밝혔는데,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선물 수수와 관련해서는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고지했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가 직무 관련 금품을 받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김 여사가 선물을 받은 사실을 증언하더라도 형사처벌로 이어질 우려가 없어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래서인지 김 여사는 이날 자신이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받았다는 것을 순순히 인정했다.
김 여사는 특검팀의 질문에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인식했다"고 답했다.
누구를 통해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 간접적으로 왔는데 그게 어딘지 그런 것을 성격상 잘 안 물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부인에게 클러치백이 필수품"이라며 "옷 색깔마다 필요해서 제가 짝퉁(가품)을 많이 샀다"고 부연했다.
로저비비에 가방과 함께 전달된 이씨의 편지에는 '긴 여정이었지만 대통령님과 영부인께서 곁에 계셔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는 문구가 적힌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직원들이 여러 클러치백을 정리해 둬 물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편지와 함께 발견한 것 같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검팀이 당 대표 배우자로부터 명품과 편지를 받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이지 않느냐고 추궁하자 김 여사는 "검사님 그간 영부인들 수사 다 했느냐. 저만 했지 않느냐"며 "절 무조건 죄인으로 모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반발했다.
특검팀이 "국민들이 바라보기에 이례적이라는 것"이라고 하자 김 여사는 "국민들이 정말로 알까요?"라며 "검사님도 모른다. 대통령 관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선물 전달자를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김 여사는 "가능성을 여는 건 좋지만 추측을 넘어서 또 하나의 범죄를 성립시키는 일"이라며 "범죄 확장시키지 마세요"라고도 했다.
해당 가방이 당대표 선거와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했느냐는 김 의원 변호인 질문에는 "당대표는 제가 신경 쓸 것도 없고 전혀 모른다"며 "그건 김 의원을 모함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여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줄리' 의혹부터 저의 악마화가 이어져 지겨울 때였다"며 "누가 예전에 무엇을 선물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지 않느냐. 그 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는 대통령 배우자의 뇌물 수수 혐의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증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고지했다.
이에 김 여사는 "제가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말해야 되나"라며 "논리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내달 14일 김 의원 부부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 뒤 같은 달 28일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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