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미하일 갈루진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전까지는 사태의 '동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고 타스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갈루진 차관은 이날 보도된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듭 강조했듯이 이번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떤 동결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평화 협상을 중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곧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잇달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나왔다. 타스는 이번주 방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갈루진 차관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정치적, 외교적 해법이 항상 우리가 선호하는 길"이라면서도 "우리나라의 정당한 안보 이익을 고려한 건설적인 제안이라면 무엇이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작년 8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미국 앵커리지에서 논의한 평화안을 두고 "러시아는 현재 앵커리지 합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외교적 수단으로 우크라이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갈루진 차관은 6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솔직히 우리는 그 전쟁에서 중립적인 중재자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강조했던 발언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정권에 대한 미국의 계속적인 무기 공급, 정보 제공 등 지원은 그 자체로 평화에 대한 열망과 상반된다"고 불만을 표했다.
갈루진 차관은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지 않다"며 러시아의 에너지 등 인프라를 노린 우크라이나의 강도 높은 공격이 협상 분위기를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갈루진 차관은 러시아를 통해 카자흐스탄 석유를 수출하는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송유관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CPC를 지원하는 시설을 표적으로 테러 공격을 감행했다"며 "민간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야만적인 포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실 감각을 완전히 잃고 갈등을 고조시키려고 한다"며 "젤렌스키와 그 측근이 권력을 유지하고 자신들의 범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유일한 방법이 분쟁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갈루진 차관은 "우크라이나 정권의 테러를 억제하고 우크라이나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것이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 목적"이라며 "서방의 집단적인 국경 침략이 재발하지 않도록 러시아의 안보를 위한 구체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포스트는 갈루진 차관의 발언을 전하며 "러시아는 더 광범위한 정치적, 영토적 요구를 충족하지 않고서는 단순히 전투 중단을 지시할 뜻이 여전히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영토로 합병한 도네츠크 등 점령지에서 우크라이나가 철군해야만 종전이 가능하다고 요구한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를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도 탈환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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