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에게 맞았다” 11살의 마지막 구조신호…경찰 찾은 지 사흘 만에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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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에게 맞았다” 11살의 마지막 구조신호…경찰 찾은 지 사흘 만에 숨졌다

경기일보 2026-08-10 18:59: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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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연합뉴스
경찰. 연합뉴스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11세 아동이 학대 피해를 호소하며 직접 경찰서를 찾은 지 불과 사흘 만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부터 여러 차례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사망 직전에는 관계기관이 현장 조사까지 벌였지만, 피해 아동을 가해 의심자로부터 분리하거나 보호시설로 옮기는 조치는 이뤄지지 못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군(11)과 관련한 학대 의심 신고는 2021년과 2024년 각각 한 차례, 이달 초 두 차례 등 모두 4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군은 숨지기 사흘 전인 이달 2일 시민의 도움을 받아 경찰서를 직접 찾았다.

 

당시 A군은 교회 밖으로 나와 주민과 대화를 나누거나 식당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식당 관계자가 A군을 데리고 경찰서를 방문했고, A군은 이 자리에서 “외할머니에게 맞았다”는 취지로 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천안시 등 관계기관은 이후 A군이 생활하던 교회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A군은 교회에 계속 머물도록 하되 학대 행위자로 지목된 외조모 B씨와 분리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됐다.

 

A군을 보호시설로 옮기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실제 인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A군에게 나타난 특정 행동 등 심리·행동적 특성과 보호시설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즉시 입소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에게 긴급응급조치를 결정해 고지하고 법원에 접근금지를 위한 임시조치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서를 찾아 피해를 호소한 지 사흘 만에 A군은 숨졌다.

 

5일 오후 8시 49분께 A군이 머물던 교회에서 “아이가 아프다”는 취지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 당국이 의식이 저하된 A군을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A군은 신고 약 3시간 뒤 사망했다.

 

A군을 둘러싼 학대 의심 신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21년 .A군이 취학 연령에 이르렀을 당시 교육 당국은 보호자의 방임이 의심된다며 신고했다. 이후 보호자가 취학 의무 유예를 거듭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서 A군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최근까지 홈스쿨링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4년에는 외조모 B씨가 외손자를 학대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B씨는 경찰 수사를 거쳐 송치·기소됐고 처벌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A군은 출생 직후부터 해당 교회에서 생활하며 B씨와는 별도로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교회 인근에 거주하면서 A군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조손 관계이면서도 따로 생활해온 점 등이 지속적인 접근금지 등 추가 보호조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은 A군의 몸에서 상처가 발견된 점과 함께 교회에서 A군이 침대에 묶여 있었다는 취지의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학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을 교회 목사를 구속했으며 B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교회 관계자 등을 상대로 A군이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와 학대가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A군이 사실상 교회에서 자라면서 B씨보다는 목사를 보호자로 인식해왔던 것 같다”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A군이 숨진 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목사와 교회 관계자, B씨 등을 상대로 학대 여부와 사건 경위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복적인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우 피해 아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분리할 수 있는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장기수 천안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이번 아동 사망 사건과 관련해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확인될 경우 철저히 점검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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