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손성빈(24)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포수다.
그는 지난달 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동료들과 관중에 웃음을 안겼다. 9회 초 2루 주자였던 그는 리드 폭을 넓게 뒀다가 KT 포수 한승택의 2루 송구에 황급히 귀루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웃을 당하지 않기 위해 몸을 비틀며 허우적댔다.
최초 아웃 판정에 불복한 손성빈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이 장면이 전광판을 통해 몇 차례 송출되며 장내 웃음이 번졌다. 이 장면은 손성빈의 원래 별명인 감자에 더해 '회오리 감자'라는 키워드로 유튜브에 퍼졌다.
손성빈은 '표정 부자'다. 선배 투수에게도 과감한 승부를 요구하며 다그치는 모습, 위기에서 상대 번트 타구를 직접 잡은 뒤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 유독 롯데전에서 잘 치는 상대 타자를 째려보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 3회 말에는 2루에서 팀 동료 빅터 레이예스의 우익수 플라이 상황에서 태그업 해 3루로 진루한 뒤 뜨거운 지면에 몸이 쓸려 생긴 통증을 묘한 표정으로 드러내 다시 시선을 끌었다. 유튜브에는 그의 표정을 주제로 만든 야구팬 창작 콘텐츠가 다수 쏟아지고 있다.
장내 좋은 기운을 불어 넣은 손성빈 특유의 성향은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를 떠올리게 한다. 강민호는 지난 십수 년,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함께 리그 대표 포수 자리를 지킨 베테랑이다. 노련한 투수 리드뿐 아니라 특유의 넉살로 유쾌한 기운을 발산한다. 강민호는 프로 입성 첫해였던 2004년부터 14년 동안 롯데에서 뛰기도 했다.
롯데는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한 뒤 '포수난'에 시달렸다. 내부 자원 육성은 실패했고,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영입한 유강남은 부상·부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손성빈은 강민호의 뒤를 이어 롯데 주전 포수 계보를 이어줄 재목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유강남 대신 주전으로 나서 프로 데뷔 뒤 가장 많은 수비 이닝(644)을 기록했다. 선발 포수가 유강남에서 손성빈으로 바뀐 뒤 롯데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10일 기준 롯데 선발진 평균자책점(4.10)은 리그 2위다.
블로킹·도루 저지 등 포수 수비 능력도 준수하다. 손성빈은 6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중 도루 저지율 2위(27.5%)를 지키고 있다. 더 눈길을 끄는 기록은 상대 주자의 도루 시도 수다.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 가장 적은 40회였다. 신인 시절부터 강한 어깨로 1.80초대 팝타임(포구 직후부터 2루까지 공이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찍었던 손성빈이다. 그가 홈플레이트 뒤를 지키고 있으면 상대 주자는 잘 뛰지 못한다.
전성기 강민호처럼 장타력을 갖춘 포수가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이전보다 타석 수가 늘어나면서 한결 공격적인 스윙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가 그토록 기다렸던 젊은 주전 포수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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