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공모펀드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라도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현지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 매각대금으로 대출금을 먼저 갚은 뒤 남은 금액만 투자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관련 주요 분쟁사례를 토대로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7가지 사항을 안내했다. 부동산 펀드는 안전한 상품으로 오인되기 쉽지만 원금 전액 손실 사례가 발생하고 관련 분쟁민원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부동산 펀드는 현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입하는 레버리지 구조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 선순위 대출 만기까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대출기관이 담보권을 행사해 부동산을 강제 매각할 수 있다.
부동산이 매각되더라도 대출금을 먼저 상환한 뒤 남은 금액만 투자자에게 귀속된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소폭 하락해도 투자자에게 돌아갈 몫이 사라져 원금 전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분쟁에서도 원금 전액을 잃은 사례가 나왔다. A증권사 직원은 투자대상이 부동산이어서 원금 손실 우려 없이 안전하다는 취지로 투자자에게 설명했지만 이후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통화 녹취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단정적인 표현이 확인된 점을 근거로 부당권유 금지 위반에 따른 A증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임대수익이 발생한다고 배당금 지급이 계속되는 것도 아니다. 현지 대출약정에 따라 임대수익이 투자자에게 배당되지 않고 대주(貸主)에게 우선 귀속되는 '캐시 트랩(Cash Trap)'이 적용될 수 있다. 담보인정비율(LTV) 초과나 공실률 상승 등 특정 조건이 발생하면 배당금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
배당과 관련해서도 증권사의 책임이 인정된 사례가 있었다. B증권사 직원에게 매년 6%의 확정 이자가 지급되는 상품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가입한 투자자가 이후 배당금 지급이 중단됐다며 분쟁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투자권유 당시 매년 배당금이 안정적으로 지급된다는 취지의 설명이 녹취에서 확인됐다며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B증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투자금 회수에도 제약이 있다. 부동산 펀드는 만기 전까지 투자금 회수가 제한되는 '환매금지형'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펀드는 증권시장에 상장되지만 유동성이 부족하면 거래가 체결되지 않거나 펀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될 수 있다.
금감원은 중도 환매 제한 자체가 부동산 펀드 구조상 본질적인 특성이라고 봤다. 실제 한 투자자는 가입 당시 중도 환매 제한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했지만 금감원은 증권사의 환매 거절을 부당한 업무처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투자설명서에도 만기 전 중도 환매가 제한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고, 투자자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빙자료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펀드 만기가 돌아왔다고 투자금을 곧바로 돌려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 매각과 펀드 청산 절차를 거쳐야 해 회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수익자총회에서 만기 연장에 반대하고 반대수익증권 매수를 청구하더라도 펀드 내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지 않으면 투자금 회수가 지연될 수 있다.
만기가 연장되는 동안에는 공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 통상 임차인의 잔여 임차기간 안에 펀드 만기가 돌아오도록 설정하지만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만기가 연장될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핵심 임차인이 퇴거하면 임대수익이 줄고 자산가치가 떨어져 원금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금감원은 가입 전 임차인의 잔여 임차기간과 임대차계약 갱신 가능성을 함께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청약신청서에 적는 자필 문구도 향후 분쟁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상품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는 취지로 자필 기재하면 상품의 주요 내용과 위험을 충분히 설명받고 자발적으로 투자했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한 사례에서도 설명의무 위반이나 형식적인 서명 요구를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증권사의 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반대로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맞지 않는 상품을 권유한 경우에는 판매사 책임이 인정됐다. 기존에 채권 위주로 투자하던 안정형 투자자에게 J증권사가 원금 전액 손실이 가능한 초고위험 부동산 펀드를 권유한 사례에서 금감원은 적합성 원칙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금감원은 해외부동산 펀드 가입 전 LTV 수준과 이자비용 구조, 캐시 트랩 조항을 확인하고 임차인의 잔여 임차기간과 임대차계약 갱신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고 안내했다. 중도 환매 제한과 만기 후 투자금 회수 지연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편, 판매직원의 설명이 불충분하거나 상품 내용이 이해되지 않을 경우 자필 서명 전에 추가 설명을 요청해야 한다. 권유를 받더라도 본인의 투자기간과 감내 가능한 손실 수준을 점검한 뒤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당부했다.
문준혁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Copyright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