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 군 공항 기능을 2028년 중순까지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하고 기존 공군기지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조기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동시에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도 차질 없이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호남권 반도체 산단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위해 하루 65만t(연간 3650만t)의 물이 필요하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하루 65만t의 용수를 △동복댐 30만t △주암댐·장흥댐 15만t △보성강댐 10만t △나주댐 10만t 등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중 농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나주댐의 용수 공급이다. 생활용수 위주로 공급하던 동복댐이나 장흥댐과 달리 나주댐은 농업용수를 주로 공급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나주댐과 함께 영산강 하류를 동원해 반도체 용수 10만t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루10만t이 공급되면 농업용수의 상당량도 전용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농업용수 전용이 실제 농업 현장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저수량은 매해 기상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여유 용수를 단순 계산하기 쉽지 않다. 또 최근처럼 가뭄이 장기화되면 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날 기준 나주호의 저수율은 51.4%로 절반을 겨우 상회하는 수준이다.
농업용수의 수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농업계의 우려사항이다. 반도체의 품질을 좌우할 초순수에 1급수가 사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업용수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계절이나 유량, 지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영산강의 수질은 4~5급수다. 현재 나주호를 통해 공급받는 농업용수가 2급수인 점을 고려하면 수질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친환경 농업인들 사이에서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나주시 인근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쌀을 재배하는 면적은 1200ha에 육박한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친환경 농업을 원활하게 이어가려면 수원이 최소 4급수 이상이어야 한다"며 "농업용수 수질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농업계에서는 국가 차원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이유로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첨단산업 발전을 위해 농업계의 희생이 당연시돼서는 안된다. 용수 공급은 농업인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용수 공급은 농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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