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관광도 ‘야행성’으로…밤에 공들이는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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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관광도 ‘야행성’으로…밤에 공들이는 지자체

이데일리 2026-08-10 16:56: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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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국내 관광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낮 야외활동을 꺼리는 관광객이 늘고 해가 진 뒤 관광지를 찾는 수요가 커지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밤 관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히 관광지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야경에 공연·미식·레저·쇼핑을 결합해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지역 내 소비를 늘리는 전략이다.

1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한강 무소음 DJ파티가 열리고 있다. 한강 무소음 DJ파티는 저녁 한강공원에서 무선 헤드셋을 쓰고 디제잉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프로그램이다. (사진=연합뉴스)
1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한강 무소음 DJ파티가 열리고 있다. 한강 무소음 DJ파티는 저녁 한강공원에서 무선 헤드셋을 쓰고 디제잉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프로그램이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은 한강을 중심으로 야간관광을 일상적인 여가 콘텐츠로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한강 수영장·물놀이장 6곳을 이달 30일까지 야간개장으로 운영한다. 뚝섬·여의도 수영장과 잠실·난지 물놀이장 등은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한강에서 무더위와 열대야를 동시에 피할 수 있도록 운영시간을 늦춘 것이다. 통기타 연주회와 음악 프로그램 등 야간 콘텐츠를 함께 마련했다.

한강의 밤을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9개 한강공원에서 ‘2026 한강페스티벌 여름’을 열고 수상드론쇼, 무소음 DJ파티, 야간 영화관 등 16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낮에는 폭염을 피해 쉬고, 해가 진 뒤 공연과 레저를 즐기는 방식으로 관광 동선을 재편한 셈이다. 여기에 ‘밤샘’ 콘텐츠까지 꺼내 들었다. 이달 뚝섬·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2026 한강밤핑’을 운영한다.

전주도 밤을 관광산업의 새로운 시간대로 만들고 있다. 전주시는 올해 야간관광 브랜드 ‘HI-LIGHT 전주’를 앞세워 전주천과 한옥마을 일대를 중심으로 야간 콘텐츠를 확대했다. ‘달빛한잔’은 전주천 야경을 바라보며 음료와 먹거리를 즐기는 스트리트 펍 형태로 운영하고, 지역 작가와 상인이 참여하는 ‘윤슬마켓’도 연계한다. 야간에 관광객이 걷고, 먹고, 쇼핑하도록 동선을 설계해 지역 상권으로 소비가 이어지게 했다.

부산은 야간관광을 도시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별바다부산’ 브랜드를 중심으로 야시장과 야간 축제, 캠크닉, 거리공연 등을 묶은 ‘2026 별바다부산 나이트페스타’를 8월부터 연말까지 이어간다. 공식 관광 플랫폼에서도 부산을 ‘밤이 되면 더욱 빛나는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소개하고 있다.

수원 역시 야간관광을 연중 관광 콘텐츠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수원시는 화성행궁 야간개장을 비롯해 8월 ‘수원 국가유산 야행’, 9월 수원 드론·불꽃 축제,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등을 잇달아 마련한다. 특히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은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역사·공연·야시장 등 다양한 야간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처럼 전국 지자체가 야간관광에 힘을 싣는 것은 폭염이라는 기후 요인으로 인해 관광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간관광은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낮에 관광지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관광객이 저녁까지 머물면 식음료와 쇼핑, 공연, 교통, 숙박 등 추가 소비를 만들어낼 수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폭염을 피해 비교적 선선한 시간대에 여행할 수 있고, 지자체 입장에서는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폭염이 일시적인 기상 이슈가 아니라 구조적인 관광환경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과거에는 관광의 핵심 시간이 오전부터 오후였다면 앞으로는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관광 시간대가 늘어날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염으로 인해 밤 시간이 새로운 관광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야간관광이 단순한 ‘야경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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