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집중호우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장보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작물 생육과 가축 사육 여건이 나빠지면서 공급 불안 우려도 커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식재료를 따로 구매하기보다 한 끼 분량으로 구성된 가정간편식(HMR)이나 밀키트를 찾고 있다. 간편식이 신선식품보다 항상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오른 육류나 채소가 들어간 메뉴는 필요한 양만 구매할 수 있어 비용을 관리하기 쉽다. 재료 손질과 조리 시간, 남은 식재료 보관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폭염 피해에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2% 상승했다. 쌀은 11.7%, 키위는 11.6%, 상추와 수박은 각각 10.9% 올랐다. 달걀 가격도 10.3% 상승했다. 육류와 수산물 가격도 올랐다. 국산 소고기는 7.5%, 수입 소고기는 6.8%, 돼지고기는 4.5% 상승했다. 갈치와 낙지는 각각 10.0%, 8.2% 올랐다.
폭염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24일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돼지 1만6015마리, 가금류 23만9861마리 등 25만5876마리다. 가축 피해가 지속되면 생산량과 출하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계란 가격 상승 폭도 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특란 10구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기존 가격보다 지난해 6월보다 38.6% 올랐다. 육계의 이달 평균 소비자 가격은 1년 전보다 19.4% 상승했다.
정부는 계란과 수산물 공급을 늘리며 가격 안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질 경우 품목별 수급 여건은 달라질 수 있다.
한 끼 단위 구매로 식재료 부담 줄여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여러 품목을 한꺼번에 구입해야 하는 메뉴일수록 장보기 비용이 커질 수 있다. 국·탕·찌개나 보양식처럼 육류와 채소가 함께 필요한 음식이 대표적이다.
HMR이나 밀키트는 필요한 양이 정해져 있어 식사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여러 식재료를 따로 구입한 뒤 남은 재료를 보관하는 과정도 줄어든다. 특히 1~2인 가구라면 사용량보다 많은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폭염 속에서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간편식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냉동 국물요리나 냉동면, 냉동밥 등은 별도의 재료 손질 없이 데우거나 짧게 조리할 수 있다. 대상 청정원 호밍스는 국·탕·찌개류 냉동 제품을 운영하고 있다. 오뚜기는 채소와 쇠고기를 활용한 스프 제품을, 동원F&B는 냉동 솥밥 제품을 운영한다. 아워홈은 냉동 도시락을 중심으로 간편식을 판매하고 있다.
여름철 보양식도 간편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대상은 추어탕 제품을, hy는 삼계탕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외식 가격과 직접 조리에 필요한 재료비가 모두 오른 상황에서 집에서 먹는 한 끼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HMR이 직접 조리보다 무조건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제품별 중량과 원재료 함량이 다르고 가공·포장 비용도 포함된다. 따라서 같은 메뉴를 기준으로 같은 시점의 식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을 비교해야 실제 비용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은 식품업체의 제조원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완제품 가격을 정해 판매하는 동안 원재료 구매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기업들은 보관 기간이 긴 원료는 수급 상황에 따라 미리 확보하고, 채소와 신선육은 판매량과 시장 가격을 살펴 구매 시기와 물량을 조절한다. 국내산 공급이 부족한 품목은 냉동 비축분이나 수입산을 활용하는 방식도 사용한다.
냉동 제품은 생산한 제품을 일정 기간 보관할 수 있어 원재료를 확보한 시점과 판매 시점을 나눌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가격 상승이 장기화하면 기존 비축 물량이 소진된 이후 높아진 원재료 가격이 제조원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식품기업들은 원재료 구매 시기를 조정하거나 원료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경우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HMR과 밀키트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시기에 소비자가 한 끼 비용과 조리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다만 제품 가격만 비교하기보다 같은 메뉴의 식재료 가격과 제품 중량, 조리 과정까지 함께 살펴야 실제 부담을 판단할 수 있다.
[폴리뉴스 조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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