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10일 부천오정초 악성민원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학부모를 형사고발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자료사진. / 뉴스1
안 교육감은 이날 경기도 수원 도교육청 2층 컨퍼런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천오정경찰서를 직접 방문해 교육감 명의의 형사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안 교육감 취임 이후 교권 침해와 관련해 학부모를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도교육청은 이 사건을 안 교육감이 단장을 맡은 교권보호단의 '1호 사안'으로 정하고 학교 관계자와 피해 교사를 직접 만나 대응책을 검토해왔다.
아이들 싸움 말렸다가 아동학대범 몰린 교사
사건의 발단은 단순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오정초 소속 한 교사는 아동 간 다툼을 중재했다는 이유로 학부모로부터 민원을 받았다. 해당 학부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학교 앞에서 피켓시위까지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권보호위원회는 이 학부모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했다. 그런데 정작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을 중재한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동시에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인정받았음에도 교사 개인은 형사와 민사 양쪽에서 법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교권 보호와 학생 참교육에 대해 다뤄 글로벌 히트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 포스터에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얼굴 입힌 패러디 이미지.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학부모 사과 의사 밝혔는데도 고발 강행한 배경
주목할 부분은 해당 학부모가 뒤늦게 사과와 소 취하 의사를 밝혔다는 점이다. 안 교육감은 이날 학부모가 교사에게 사과하고 제기한 소를 취하하겠다고 했지만, 교사와 학교 측 입장을 고려해 고민 끝에 고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대가 사과 의사를 밝히면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학부모의 태도 변화와 별개로 고발을 강행한 결정은 이례적인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안 교육감은 학교를 흔들고 선생님을 협박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교육감의 의지를 보여주는 고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당한 교육활동이 악의적인 민원과 위협 앞에 무너지고 선생님의 헌신이 오히려 신고와 소송으로 되돌아오는 현실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교원의 안전과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고발이 다른 학교 교사들에게 미치는 의미
해당 사건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교권보호위원회가 학부모의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한 상황에서도, 정작 교사는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모두 감당해야 했다는 사실이다. 교육당국이 교육활동 침해를 공식 인정하더라도 그 자체로 교사가 받은 법적 부담이 자동으로 해소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번 사례가 보여준다. 안 교육감이 학부모의 사과와 소 취하 제안에도 불구하고 고발을 강행한 것은, 개별 사건의 화해보다 유사 사례에 대한 경고 성격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교권보호단을 통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챙긴 뒤 첫 고발 사례로 삼았다는 점에서, 향후 비슷한 악성 민원이나 부당한 소송이 발생했을 때 도교육청 차원의 개입 수위가 이번 사건을 기준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300명 규모의 교권보호전담관 체계가 22일 발대식 이후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교사를 지원하는지가 이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다음 확인 지점이 된다.
교권보호전담관 300명, 누가 어떻게 구성됐나
같은 날 도교육청은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밝혔다. 구성을 보면 변호사·의사·경찰 등 전문가 160명, 교원 110명, 경기도민 30명으로 이뤄졌다. 전문가 그룹에는 갈등 조정전문가와 상담사뿐 아니라 전 인권위 조사관, 국제행동 분석전문가까지 포함됐다. 단순히 법률 자문을 넘어 심리적 갈등 조정과 행동 분석까지 아우르는 구성이다. 학부모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가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교사를 압박하는지 보여주는 인력 배치로 볼 수 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 뉴스1
이들 전담관의 역할은 사건 발생 초기부터 종결까지 이어진다. 아동학대 피신고,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악성 민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원을 대상으로 1대 1 전담 지원 체계를 운영한다. 기존에는 교사가 개인적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거나 학교 차원의 산발적 지원에 의존해야 했다면, 이제는 사건 접수 순간부터 마무리까지 한 명의 전담관이 지속적으로 붙는 구조로 바뀐다.
연수와 발대식 일정, 실제 가동은 언제부터
도교육청은 이달 13일과 18일 교권보호전담관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후 22일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연수와 발대식까지 마무리되면 8월 하순부터 실질적인 현장 지원이 시작된다. 여기에 이번 공모 지원자 중 희망자 약 1천400명을 '시민교권보호관'으로 위촉할 예정이라고 밝혀, 전담관 300명 외에도 지역 단위에서 교권 보호 관련 활동에 참여할 인력이 별도로 마련된다.
안민석 교육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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