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대명사' 배우 장서희가 12년 만에 일일드라마 무대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수많은 화제작을 남기며 '복수극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얻은 그가 이번에는 이전과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드라마 '욕망의 덫' 예고 영상 중 일부 장면 / 유튜브 'KBS Drama'
10일 오전 KBS2 새 일일드라마 '욕망의 덫'(극본 구지원/연출 이대경)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이대경 PD를 비롯해 주연 배우 장서희, 전혜원, 설정환, 주새벽, 윤해영, 유태웅 등 작품을 이끌어갈 주역들이 대거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비하인드 스토리, 당찬 출사표를 전했다.
10일 첫 방송을 앞둔 KBS2 새 일일드라마 '욕망의 덫'은 살인 누명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인생을 빼앗겨 버린 한 여자가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욕망의 굴레에 맞서 싸우며 빼앗긴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운명 복원 리벤지 극'이다. 촘촘한 서사와 몰입감 높은 연출,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력이 어우러져 평일 오후 안방극장에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회까지 편집 마쳐… 배우들 연기력 200% 폭발" 이 PD의 이유 있는 자신감
이번 작품을 통해 일일드라마 연출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이 PD는 감개무량한 소회를 밝히며 말문을 열었다. 이 PD는 "개인적으로 마음이 참 뭉클하다. 그동안 일일드라마 현장에 여러 차례 참여해 왔지만 메인 연출을 맡은 것은 처음"이라며 "어머니들이나 주변에서 만나는 분들이 매일 그 시간이 되면 TV 앞에 앉아 드라마를 시청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시는 모습을 자주 봤다. 이제 연출자로서 매일 시청자분들께 즐거움과 감동을 드릴 수 있게 돼 뜻깊다"고 전했다.
드라마 '욕망의 덫' 공식 포스터 / KBS
이어 완성도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약간의 주접일 수도 있겠지만 이미 10회까지 편집을 마친 상태다. 영상을 편집하면서 하루빨리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장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기대치 이상인 200%로 나와줬다. 모니터를 보면서 '내가 정말 이 정도 작품을 만들고 있단 말인가' 싶어 스스로 감탄했을 정도"라며 작품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아내의 유혹'부터 이어진 장서희의 독보적 잔혹사
'욕망의 덫'이 기획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은 중심에는 단연 배우 장서희가 있다. 장서희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독보적인 복수극 캐릭터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드라마 '욕망의 덫' 메인 포스터 / KBS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2008년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장서희는 주인공 구은재 역을 맡아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방영 초반 구은재는 남편 정교빈과 그와 불륜을 저지른 신애리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구 은재'라는 안타까운 별명으로 불렸지만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 돌아온 뒤 민소희라는 새로운 신분을 얻고 냉철하고 치밀하게 복수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폭발적인 카리스마를 발산, 시청자들로부터 '구느님'이라는 환호를 끌어냈다.
당시 '아내의 유혹'은 파격적이고 빠른 전개, 자극적인 소재, 비현실적이면서도 강렬한 설정으로 방영 내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구은재가 민소희로 위장해 자신을 배신한 이들에게 다가가는 과정에서 눈 밑에 점 하나를 찍고 전혀 다른 사람인 척 행동하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해당 설정은 드라마 종영 후에도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과 콘텐츠에서 오랫동안 패러디되며 작품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시청률 수치 역시 대단했다. TNS미디어코리아 기준 2009년 1월 29일 방송분에서 전국 시청률 40.4%, 수도권 시청률 41.4%를 기록하며 일일극으로서는 꿈의 수치인 40% 고지를 단숨에 넘어섰다. 이어 2009년 2월 12일 방송분에서는 전국 40.6%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무엇보다 '아내의 유혹'은 기존 중·장년층 위주였던 일일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을 10대와 20대 등 젊은 층까지 폭넓게 확장했다는 점에서 방송가에 큰 족적을 남겼다. 방영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드라마의 전개와 캐릭터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유머로 재소비하는 글들이 폭발적으로 쏟아졌으며 구은재, 신애리, 정교빈 등 등장인물의 이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밈(Meme)'처럼 유행했다.
이처럼 드라마의 전개 자체는 강렬한 드라마틱함과 매운맛 전개를 띠고 있었으나 이를 설득력 있게 완성한 것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었다. 자칫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자극적인 설정 속에서도 장서희는 순박하고 착한 인물에서 차가운 복수의 화신으로 변모하는 감정의 폭을 디테일하게 연기해 내며 잠재력을 단숨에 폭발시켰다. 연기력 하나만으로 극의 개연성을 만들며 시청자들을 완벽히 열광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복수극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장서희가 12년 만에 다시 일일드라마로 컴백하며 고른 인물은 '주미란'이다. 장서희는 이번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감회와 각오를 밝혔다.
장서희는 "정말 열심히 촬영에 임하고 있다"며 "요즘 시대를 살아가다 보면 드라마 속 주미란 같은 캐릭터를 현실 수많은 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평소에도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인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인간이 가진 깊은 이중성을 입체적으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님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그동안 주로 복수의 피해자 역할을 맡아 상처받고 단죄하는 인물을 그려왔다면 이번에는 전혀 반대되는 결의 역할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예전보다 독기도 많이 빠진 상태라 스스로를 재충전하며 촬영 중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극 중 그가 맡은 주미란 캐릭터에 대해서는 "아직 극 초반이라 주미란이 가진 진짜 발톱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은 상태"라며 "주미란이라는 인물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에게는 세상 다정하게 잘하지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쳐다보지도 않을 만큼 철저하고 냉정한 인물이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이 시청자분들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 후반부로 갈수록 고은설(전혜원 분)과 강렬하게 대립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는 제 연기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배우로서의 제 각오는 이번 연기를 통해 전작에서의 제 모습이 완전히 잊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첫 주연 전혜원부터 신선한 조합… 연기파 배우들의 각양각색 매력
장서희를 중심으로 한 6인 배우들의 연기 호흡과 다채로운 캐릭터 라인업도 '욕망의 덫'을 이끄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드라마 '욕망의 덫' 티저 포스터 / KBS
극 중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주인공 '고은설' 역을 맡아 첫 메인 주연에 도전하는 배우 전혜원은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전혜원은 "첫 주연작인 만큼 내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다행히 현장에서 선배님들과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너무나 잘 도와주시는 분위기라 마음먹은 대로 즐겁게 촬영 중"이라며 "대본을 보다 보면 탐나고 욕심나는 장면이 정말 많은데 오히려 과한 욕심을 내려놓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진솔한 속내를 털어놨다.
순수한 청년에서 성장하는 '차석진' 역의 설정환은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설정환은 "극 중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기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고등학생처럼 보이기 위해 현장에서 일부러 장난도 많이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며 "화면상으로 수염 자국을 없애기 위해 수염 제모 시술도 받고 피부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고 밝혔다. 이에 옆에 있던 장서희는 "우리가 다 함께 단체로 피부과를 다녀오기도 했다"고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설정환은 현장 분위기에 대해 "지금까지 참여했던 그 어떤 드라마보다 배우들 간의 호흡이 최고다. 현장에서 제 별명이 '초딩'일 정도로 철없이 장난을 많이 치는데 이제 성인 분량 연기를 위해 조금씩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중"이라며 훈훈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반전의 인물 '강해라' 역을 맡은 주새벽은 예측 불가한 캐릭터의 매력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주새벽은 "강해라는 자기 기분과 상황에 따라 표정, 말투, 전체적인 분위기가 180도 바뀌는 알 수 없는 인물"이라며 "이런 변화가 시청자들에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연기적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평소 제 성격이 선한 편이라 서늘한 연기를 표현하는 것이 조금 어려웠다.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분들께 '금쪽이'라는 친근한 수식어를 얻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우아함 뒤에 비밀을 품은 '김정선' 역의 윤해영은 캐릭터가 가진 반전 매력을 관전 포인트로 짚었다. 윤해영은 "화려하고 우아한 캐릭터다. 과거 한때 잘나갔던 인기 배우였다가 재벌가의 상속녀가 되는 인물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욕망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게 된다"며 "지금은 다소 어리숙해 보이고 주변에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엄청난 반전이 찾아온다. 하루빨리 그 반전을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룹 회장 '강영훈' 역으로 분한 유태웅은 위트 있는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유태웅은 "배우 생활을 하며 회장 역할을 맡기까지 무려 5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실장' 계급을 벗어나 '회장' 자리에 올랐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기존의 정형화된 회장 이미지가 아닌 젊고 감각적이며 새로운 느낌의 회장을 보여드리겠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인물인 만큼 내면에 결핍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가 존재한다. 그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자신만의 욕망을 강렬하게 분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심과 허상의 경계… 뻔하지 않은 연기로 반성 선사할 것"
연출을 맡은 이 PD는 드라마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로 '관계의 변화'를 꼽았다. 이 PD는 "이야기가 후반부로 향할수록 인물들이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어디까지가 허상이고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드러나게 된다. 차곡차곡 빌드업돼 가는 인물 간의 관계성을 유심히 지켜봐 주시면 훨씬 더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드라마 '욕망의 덫' 출연 배우 장서희 / 유튜브 'KBS Drama'
제작발표회를 마무리하며 장서희는 시청자들을 향한 당부와 함께 배우로서의 진중한 철학을 전했다. 장서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물이 가진 이중적인 내면을 깊이 있게 보여드리고 싶다. 세상을 살다 보면 악인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삐뚤어진 욕망과 이유 때문에 결국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라며 "드라마를 보시면서 '혹시 나의 모습도 저렇지 않은가?' 하고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극 중 악인들은 나중에 모두 정당한 응징을 받게 된다. 시청자 여러분은 주미란과 달리 착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낸 장서희는 "배우로서 결코 뻔한 연기를 하고 싶지 않다. 오랫동안 연기 생활을 하다 보면 자칫 매너리즘에 빠져 익숙하고 뻔한 연기를 하게 될 때가 있다. 이번 '욕망의 덫'에서는 기존에 제가 보여드렸던 연기 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인간의 왜곡된 욕망과 그로 인해 뒤얽힌 운명을 그릴 KBS2 새 일일드라마 '욕망의 덫'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7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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