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에 도전하는 중국…이제 자본시장을 자금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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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에 도전하는 중국…이제 자본시장을 자금줄로"

연합뉴스 2026-08-10 14:41: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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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국가투자 중심서 주식·채권시장 조달로 전환

상하이 외곽의 CXMT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 상하이 외곽의 CXMT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하기 위해 28조달러(3경9천600조원) 규모의 자본 시장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전략산업 자금 조달의 주요 경로를 바꾸고 있다며 지난달 상장한 창신메모리(CXMT)가 이러한 변화의 시작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 사건의 시작…CXMT의 기업공개(IPO)

지난달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는 개장 몇 시간 만에 500% 이상 급등해 주목받았다. 중국공상은행(ICBC)을 제치고 단숨에 중국 본토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98억달러(약 13조9천억원)를 조달했다.

CXMT는 해외 공급업체 의존을 줄이고 AI에서 미국에 맞설 중국의 최대 희망으로 평가받는 기업으로, 이런 성과는 AI 시대를 맞아 관련 기업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고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중국은 이번 CXMT 상장을 앞두고 국가 차원의 설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 기업에 대해 상장 심사를 신속 처리할 수 있도록 예비심사 제도를 도입, 통상 수년이 걸리는 절차를 8개월 안에 처리했고,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추가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달 기술주 급락 시 정부 당국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개입해 신뢰 회복에 나선 것도 CXMT 지원이라는 목표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본시장 활용한 정면 승부 노려

자본시장 접근성은 오랜 기간 미국 기술 산업의 큰 우위로 평가돼 왔다.

가장 자본집약적인 분야로 평가되는 AI 산업이 경제 성장이나 군사적 우위에 없어서는 안 될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중국도 자본시장 접근성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중국 기술기업이 IPO와 채권 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약 2천170억달러(약 307조원)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기업의 1조4천억달러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중국은 그동안 정부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국가 투자에 주로 의존해왔고 자본시장은 산업정책 도구로 거의 쓰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제 방향을 바꾸면서 중국 기업들도 26조달러 규모의 중국 가계 저축을 비롯해 엄청난 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비야디(BYD)가 주도하는 전기차 분야에서 국가 지원과 제조 역량을 결합해 세계 최강 산업을 만든 전례가 있다.

하지만 AI 분야는 미국이 최첨단 칩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어 더 어려운 분야로 평가된다.

'칩 전쟁: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을 둘러싼 싸움'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학교 교수는 "지난 몇 년간 미국 기업들의 경우 자본 접근성은 향상됐지만, 자금조달 비용은 상승하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이 자본 접근성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확보한다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 하지만 중국산 AI 칩의 품질이 낮기 때문에 중국 내 컴퓨팅 제품은 여전히 미국산보다 훨씬 비싸다"고 평가했다.

"미국 AI에 도전하는 중국…이제 자본시장을 자금줄로" - 3

◇ 활발해진 중국 주식·채권시장

중국 투자자들도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투자 자금이 부동산·소비재에서 반도체 등 첨단 기술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 들어 상하이·선전증시 시총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가 1.4% 오르는 동안 반도체 중심의 STAR 50 지수는 30% 급등하며 지난 6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Z.AI, 미니맥스, 문샷 AI, 딥시크 등이 줄줄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올해 들어 중국 기술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380억달러(약 54조원)로 2026년 이후 가장 많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기업들은 이보다 15배에 달하는 5천780억달러를 발행했다.

중국 감독 당국은 은행에 기술기업 대출을 독려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적자를 내는 연구·개발(R&D) 중심 스타트업보다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성숙한 기업을 선호한다.

수년간 정부가 주도하는 성장 정책 이후 지방정부의 부채 부담이 커졌고, 국가가 모든 산업을 지원할 여력도 부족해졌다.

정부 재정이 기업에 들어가면 학교, 병원 등 공공부문에 쓸 돈이 줄어드는 딜레마도 있다. 반면 민간 자본시장을 활용하면 이 문제도 피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보다 금리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중국 주요 기술기업의 채권 발행 금리는 평균 1.9%로, 미국 동종 기업보다 3%포인트 이상 낮다. 2015년 이후 최대 격차다.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 정책 주도의 리스크, 고평가와 과잉생산

정책이 주도하는 시장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CXMT의 경우 펀더멘털보다 정책적 기대감과 희소성 때문에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상당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또 과거 태양광 패널이나 전기차 산업처럼 정책 자금이 한곳으로 쏠리면 과잉 생산과 마진 압박, 과당 경쟁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 산업에서 자본은 '필수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중국의 비용 효율성은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UBS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AI 모델 훈련 비용은 오픈AI 등 글로벌 선두기업의 10% 미만이며,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서비스 가격은 20% 미만이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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