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로비는 40년 묵은 관행..돈 봉투 아니면 성 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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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로비는 40년 묵은 관행..돈 봉투 아니면 성 접대

경기일보 2026-08-10 14:36: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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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코리아풋볼파크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코리아풋볼파크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의 이른바 심판 ‘성 접대’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16년 문회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과 브라질 월드컵 예선 등 총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 10여 명에게 ‘성 접대’를 제공했다.

 

‘성 접대’ 비용은 수도권과 지방의 마사지 업소에서 법인카드로 결제됐는데 특히 2012년 2월 월드컵 예선전 당시에는 '심판 마사지'라는 명목의 공식 내부 결재 문서가 작성됐고, 실무진과 국장을 거쳐 부회장 결재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성 접대’ 효과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7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5승 2무를 기록하며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성 접대’ 장본인 대한축구협회도 ‘성 접대’ 사실을 인정했다. ‘설’이 아니라 ‘팩트’라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사과문을 내고 "십 수 년 전 일에 대한 보도로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재는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나 법인카드 사용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도 높은 조직 쇄신에 나서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급기야 일본 축구협회가 자국 심판진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에 나섰다.

 

일본 교도 통신은 9일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진을 상대로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한국 매체 보도와 관련해, 일본 축구협회가 당시 경기에 투입됐던 4명의 일본인 심판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유럽을 비롯한 다수의 해외 매체들도 ‘성 접대’ 이슈를 연일 크게 보도하며 한국 축구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것이다.

 

그럼 한국 스포츠에서 심판에 대한 ‘로비’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국내 스포츠계의 원로로 현재 80세가 넘은 A씨는 “심판 로비, 나쁘게 말하면 심판 매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으로 봐야 한다. 군사정권이 유치한 첫 국제종합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1980년대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 단체 직원으로 일했던 B씨는 “육상, 수영 등 기록 종목은 어쩔 수 없지만 심판이 승패를 가르는 종목에서 는 심판에 대한 로비가 벌어졌다. 주요 경기 전날에 외국 심판들에게 돈 봉투가 전달됐고 실제로 올림픽 메달로 이어졌다”며 폭로했다.

 

‘심판 로비’가 가장 심했던 종목 중의 하나가 바로 축구이다. 판정 하나로 승부가 뒤바뀌기 때문이다.

 

로비는 크게 ‘돈 봉투’와 ‘성 접대’ 2가지로 이뤄졌다.

 

1990년대부터 외국 심판들이 배정되면 축구협회는 이들을 어느 ‘룸살롱’에서 어떻게 접대할 지에 머리를 싸맸다고 한다. 심판 쪽에서 먼저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한국으로부터 심판들이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말이 무성했다.

 

당시 사정에 정통한 국내 축구인 C씨는 “나도 폴란드와 1차전, 이탈리아와 16강전, 스페인과 8강전에서 집중적으로 로비가 이뤄진 것으로 들었다. 물론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국 일부 언론에서는 20년 넘게 “한국의 4강 신화는 심판 매수 덕분”이라는 비아냥을 계속 해왔다.

 

최근 ‘성 접대’ 파문이 터지자 중국 ‘시나스포츠’는 "이번 사태는 2002 한일 월드컵 오심 논란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의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전 등에서 연이어 발생한 오심은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오점으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FIFA가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공식 처벌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한국 축구의 신뢰도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 심판진이 월드컵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된 상황 역시 이 같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국내 체육인들은 이번 파문으로 한국 엘리트 스포츠가 지난 수 십 년 동안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컵에서 이룩했던 성과가 부정당하거나 폄훼될 가능성이 있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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