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현직 경찰관 가족이 피의자·피혐의자인 사건이 전국적으로 45건에 달하는 가운데, 그동안 경찰이 가족 관련 사건을 별도로 파악하거나 관리하는 체계는 전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오는 9월부터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의 수사에서 해당 경찰관을 배제하는 ‘상피제’를 도입할 방침이지만 사건 발생 이후 뒤늦게 마련되는 대책이라는 점에서 뒷북 조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0일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확인된 ‘가족 사건’ 117건을 분석해 상피제 적용 대상과 신고 절차, 사건 이송 기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찰관 가족이 피의자·피혐의자인 사건은 45건, 피해자·고소·고발·진정인인 사건은 72건으로 집계됐다. 가족관계별로는 배우자가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직계존속 47건, 직계비속 37건이었다.
117건 중 111건은 지역 사건을 담당하는 일선 경찰서에 배당됐으며 시·도경찰청이 맡은 사건은 6건에 그쳤다. 관련 감찰 조사가 이뤄진 사건도 1건뿐이었다. 이 가운데 44건은 이미 다른 경찰관서로 이송됐거나 이송될 예정이며 15건은 이송 여부를 추가 검토 중이다.
경찰관의 친족이 사건 관계인으로 연루된 사건을 별도로 축적하거나 관리하는 체계가 없었던 사실도 파악됐다. 경찰은 ‘본인이나 친족 또는 지인 관련 사건을 처리하거나 개입해 감찰받은 사례’에 대해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자료”라고 밝혔다. 사건 담당자가 스스로 제척·회피를 신청하거나 사건 처리 과정에서 우연히 걸러지지 않는 한 경찰관의 가족 관련 사건을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셈이다.
실제 경찰관의 제척·회피 건수는 2023년 0건에서 2024년 5건, 지난해 3건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에는 7건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7일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를 열고 이번 전수조사를 계기로 경찰관 가족이 사건 관계인으로 포함됐는지를 사전에 확인하고 해당 사건을 다른 경찰관서로 이송하는 상피제를 오는 9월 초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다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동안 경찰관과 사건 관계인의 가족관계를 별도로 확인·관리하지 않았던 만큼 담당자의 자발적인 신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절차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 사건을 다른 관서로 이송할 경우 어느 경찰관서를 배정할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 역시 과제다.
우선 경찰 내부 지침을 사용해 제도를 운영한 다음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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