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냐고?”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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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냐고?” 다 이유가 있었다!

평범한미디어 2026-08-10 13:47: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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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가수 이승환과 작곡가 오태호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이오공감(2·5·共·感)이 1992년 발매한 곡 <한 사람을 위한 마음>에 보면 아래와 같은 구절이 있다.

 

힘들게 보낸 나의 하루엔 짧은 입맞춤을 해주던 사람. 언젠간 서로가 더 먼 곳을 보며 결국엔 헤어질 것을 알았지만. 너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 나를 어렵게 만드는 얘기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너를 잊겠다는 거짓말을 두고 돌아오긴 했지만. 언제 오더라도 너만을 기다리고 싶어. 다시 처음으로 모든 걸 되돌리고 싶어.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걸까? 다 심리적인 이유들이 있었다. <그래픽=제미나이 AI>

 

요즘에는 뭔가 “쎄하다”고 표현하는데 쎄한 느낌이 들면 “과학적으로 들어맞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항상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불길한 예감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예감이 맞아떨어져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우리는 탄식하듯 중얼거린다. 역시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진짜 인간에게는 나쁜 미래를 맞춰내는 예지력이라도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게 아니고 ‘기억 편향’과 ‘자기 보호 본능’이 만들어낸 교묘한 착각이다.

 

인간의 뇌는 자신이 이미 믿고 있거나 예상한 바를 뒷받침하는 정보만 취합하려는 강한 성향을 갖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확증 편향’이라고 하는데 생각해보자. 우리는 일상에서 “오늘 왠지 운이 좋을 것 같아” 혹은 “일이 잘 풀릴 것 같아”라는 기분 좋은 예감을 수없이 하곤 한다. 하지만 그 예감이 틀렸을 때 우리는 굳이 신경 쓰지 않고 금세 잊어버린다. 반면 “왠지 시험을 망칠 것 같아”라는 예감을 했는데 실제로 시험을 망치면 뇌는 “거봐! 내 예감이 맞았잖아!”라고 하며 이 사건을 강렬하게 기억에 각인시킨다. 맞지 않았던 수많은 좋은 예감들은 잊혀지고 몇 안 되는 나쁜 예감만 뇌리에 남아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착각을 강화하는 것이다.

 

슬픈 예감이 실제 현실이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자아실현적 예언’ 효과 때문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킹 머튼은 어떤 상황에 대한 나의 ‘예측’이 나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 결국 그 예측을 현실로 만들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니까 “이번 발표를 망칠 것 같다”는 예감이 들면 불안해지고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로 사람들 앞에 서면 결국 평소보다 실수를 많이 하게 된다. 예감이 맞아떨어진 것이 아니라 나쁜 예감에 집착하느라 불안해진 나의 행동이 나쁜 결과를 스스로 불러온 셈이다. 본인 스스로 이번 발표를 앞두고 충분히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아실현적 예언을 하게 된다.

 

슬픈 예감이 유독 가슴 깊이 박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인류의 진화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사회심리학자 폴 로진은 ‘부정성 편향’ 이론을 정립했는데 이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긍정적인 자극보다 부정적인 자극에 훨씬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수만년 전 원시 시대에는 “저 풀숲에 맛있는 열매가 있을 거야”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틀려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저 풀숲에 맹수가 있을지도 몰라”라는 나쁜 예감을 무시했다가 사실로 드러나면 곧바로 죽음이었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뇌는 위험과 나쁜 예감에 훨씬 더 민감하게 촉을 세우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극심한 감정적 충격을 받도록 진화했다. 슬픈 예감이 유독 틀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뇌가 생존을 위해 부정적인 신호에만 전구 빛을 번쩍이며 과잉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슬픈 예감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법은 없을까? 앞에서 알아봤듯이 결국 “슬픈 예감이 틀린 적이 없다”는 말은 우리가 나쁜 일에 더 많이 불안해했고 그 불안이 맞았던 순간만을 집요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또 다시 불길한 예감이 마음을 어둡게 덮친다면 이렇게 마음을 다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건 내 예지력이 아니라 뇌가 나를 보호하려고 켜는 경보 장치일 뿐이지. 틀려서 그냥 지나쳐갔던 수많은 좋은 예감들도 내 삶엔 존재했어!

 

그냥 불안이라는 환영이 또 다시 나의 뇌에 들어왔다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나쁜 결과를 불러오는 뇌의 착각을 인지하고 현재에 집중할 때 비로소 ‘슬픈 예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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