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호카'(HOKA)의 한국 독점 총판사인 조이웍스의 조성환 전 대표가 최근 한 언론에 보도된 경쟁사 대표 폭행 사건과 관련해 사과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번 사건이 호카 국내 독점 유통권을 노리고 조직적으로 기획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조 전 대표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노바 이돈호 대표변호사는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호카 갑질 폭행 사건 관련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의 전말과 향후 법적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현장에는 폭행 피해자는 물론, 실질적 동업 관계이자 러닝 브랜드 '풀라르'의 파운더인 손나자용 대표가 참석해 피해차 측의 폭행 유도 정황과 폭행 직후의 내화, 그동안의 내부 비위 행위에 대해 양심 고백 및 증언을 진행했다.
조 전 대표 측은 최초 보도 당시 언론의 프레임이 '발주처의 힘 없는 하청업체 대상 묻지마 갑질 폭행'으로 맞춰졌다며 이에 대해 반박했다.
사건 당시 피해자들은 하청업체 직원들이 아닌, 퇴사한 30대 전 직원 임모씨와 임씨가 재직 시 관리하던 인테리아 거래처 대표인 천모씨였다고 밝혔다.
천모씨는 임씨 퇴사 후 동업해 케이브웍스라는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들은 케이브웍스를 통해 조이웍스와 거래관계를 이어왔으나 내부정보를 비밀리에 활용해 경쟁 매장을 개설한 사유로 거래관계가 공식 종료됐다.
조 전 대표는 이들이 거래 종료 이후에도 조이웍스 직원을 포섭해 차명업체를 통한 거래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이웍스를 퇴사한 무역 담당자를 통해 조이웍스의 기존 거래선 브랜드들에게 조이웍스에 대해 비방하고 수입업체 교체를 지속적으로 타진해온 정황 또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사건 발생 10개월 전 이미 조이웍스와 케이브웍스 간 거래관계(세금계산서)가 종료돼 계약상 갑을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해당 업체가 '하청업체'가 아닌 '경쟁업체'였음이 인정돼 정정보도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임씨, 천씨에게 투자를 약속받고 사무실을 공유하는 등 동업관계였던 손나자용 대표가 참석해 사전 모의 정황을 증언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사건 전부터 피해자들이 (조 전 대표에게) '몇 대 맞아주고 끝내면 된다' '맞아주러 간다'는 취지의 말을 지속적으로 했다"며 관련 내용을 수사기관용으로 공증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 측은 최초 보도를 진행한 방송사의 편향된 취재 행태와 부적절한 취재 행위로 인한 사업상의 손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전 대표는 "보도 직후 기자가 직접 미국 (데커스, 호카 브랜드 소유사) 본사에 연락해 '한국 내 불매운동이 일어났는데 계약을 유지할 것이냐'고 압박했고 그로부터 나흘 만에 1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됐다"며 "사건 이전까지 조이웍스에 계약체결을 요청하던 대기업들 30여곳이 보도 이후 다같이 미국행을 선택했다"고 토로했다.
조 전 대표는 조이웍스가 최근 수년간 K러닝 붐을 타고 8년 만에 20배 성장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가 이번 사건을 맞닥뜨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훔치는 등 감정이 격앙된 모습도 보였다.
이 변호사는 조 전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바에 대해서도 법률가 소견을 통해 "기존 유사사례에 비해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또한 구속영장 청구 과정에서 수사절차나 피의사실이 언론에 의해 실시간으로 보도된 점 등도 통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임씨와 천씨 뒤의 배후세력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심마저 든다며 "제 개인의 사적 언행에 대한 법적, 도덕적 책임은 다하겠지만 수사기관 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진실과 판권 탈취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카는 국내 러닝 시장 성장과 함께 급성장한 브랜드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를 비롯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이랜드월드, LF 등 주요 패션기업들이 한때 판권 확보 여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조 전 대표의 폭행 사건이 알려지고 법적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대기업들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조 전 대표가 대기업 30여곳이 자사 계약 대신에 미국행을 선택했다고 언급한 부분이 이 대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조이웍스는 미국중재협회(AAA) 산하 ICDR로부터 한국 내 사업권을 유지하라는 취지의 2차 긴급명령을 받았다.
이번 분쟁은 올해 초 데커스 아웃도어(이하 데커스)가 조이웍스 전 대표의 폭행 사건을 이유로 한국 총판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조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초 보도를 한 언론사 기자가 직접 미국 데커스에 연락해 부정적인 언급을 함으로써 사실상 계약 취소를 유도했다고 토로한 부분이 이 대목이다. 조이웍스는 사건의 사실관계가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일방적인 계약 해지는 부당하다며 ICDR에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조이웍스는 지난 4월 ICDR로부터 데커스가 새로운 한국 유통사를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1차 긴급명령을 받아냈다. 데커스가 이에 불복해 재심을 요청했지만, 지난 24일 나온 2차 긴급명령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됐다.
조이웍스는 이를 근거로 한국 총판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결정을 최종 승소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Copyright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