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가전 시장이 예상보다 길게 움직이고 있다. 에어컨 교체와 추가 설치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냉방과 난방을 함께 처리하는 히트펌프와 데이터센터 냉각 설비까지 공조 시장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2분기 실적 엇갈려…가전·공조 수익성 차이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정용 에어컨을 넘어 냉난방공조(HVAC)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계절적 수요에 대응하면서 공조 사업의 비중을 높여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특히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업 구조와 제품 구성에 따라 실적 차이가 나타나면서 하반기에는 공조 사업의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2분기 실적에서는 양사의 사업 구조에 따른 수익성 차이가 확인됐다. LG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3조8265억원, 영업이익 1조57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치다.
사업별로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가 매출 7조757억원, 영업이익 6859억원을 기록했다. 냉난방공조를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매출 2조7261억원, 영업이익 2358억원을 거뒀다. 해외 에어컨 판매 확대 등이 ES사업본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DX부문은 2분기 매출 48조원,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했다. DX부문에는 모바일과 네트워크, TV, 생활가전 등이 함께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AI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은 늘었지만 부품 원가 상승 등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에어컨 성수기에 대응하면서 매출이 늘었지만 비용 부담 증가로 이익은 감소했다. 삼성전자 전체 실적은 반도체 사업 호조에 따라 2분기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적 집계 기준에 차이가 있지만, 원가 부담과 제품 구성, B2B 사업 비중 등이 가전·공조 부문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히트펌프 통해 냉난방 시장 공략
기업들의 공조 사업 범위가 여름철 에어컨에서 냉난방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 방향을 바꿔 하나의 시스템에서 냉방과 난방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와 냉난방 비용 절감 요구가 커지면서 가정용뿐 아니라 상업시설과 산업 현장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히트펌프와 시스템에어컨을 앞세워 냉난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독일 플랙트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중앙공조 제품과 솔루션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도 가정용 에어컨에서 시스템에어컨과 냉난방공조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상업시설 등 B2B 시장을 겨냥한 냉각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이 양사의 공조 사업에서 새로운 경쟁 분야로 떠오를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처리하는 냉각 설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고성능 서버 확산으로 기존 공랭식 냉각뿐 아니라 액체냉각 기술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데이터센터용 액체냉각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600kW급 냉각수 분배장치(CDU)에 대해 엔비디아 품질 인증을 받으면서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한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중앙공조 분야의 제품군과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데이터센터와 대형 빌딩, 산업시설 등에 적용되는 대형 공조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냉방가전 수요 증가만으로는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히트펌프와 데이터센터 냉각 등 B2B 공조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원가 부담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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