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산업 문서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검색·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서치독이 엔비디아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계약서와 시방서, 도면, BIM 등 EPC 산업에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해 문서 검색부터 비교와 검증, 생성까지 지원하는 기술을 앞세워 산업용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대형 산업 데이터 AI 스타트업 서치독(대표 백준선)은 엔비디아(NVIDIA)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엔비디아 인셉션(NVIDIA Inception)’ 멤버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서치독은 설립 1년여 만에 시드 투자와 신용보증기금 혁신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이어 엔비디아 인셉션까지 잇따라 확보하며 기술 개발과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넓히게 됐다.
서치독은 AWS, 네이버, 삼성 출신 엔지니어들이 모여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기존 대형언어모델(LLM)이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는 초대형 문서와 도면을 대상으로 산업 특화 AI 검색·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핵심은 EPC(설계·조달·시공) 산업에서 각각 분리돼 관리되는 기업 데이터를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EPC 프로젝트에서는 계약서와 시방서, 도면·BIM, 공문 등 방대한 자료가 여러 시스템에 나뉘어 축적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서가 반복적으로 개정되고 요구사항이 변경되면서 특정 조항이나 도면의 변경 내용을 추적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서치독은 계약 조항과 표, 도면 객체뿐 아니라 문서 사이의 참조 관계까지 구조화하고 산업별 전문 용어와 개정 이력에 따른 의미 변화까지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한 문서 검색에 그치지 않고 검색한 정보를 서로 비교하고 검증한 뒤 필요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EPC 산업은 AI 문서 분석 기술의 활용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입찰 과정에서 짧은 기간 내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검토해야 하는 데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요구사항과 계약 조건 등이 반복적으로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서에서 특정 조건을 놓치거나 변경 사항을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비용과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문서 관리의 정확성이 중요하다.
서치독은 이 같은 산업 환경을 겨냥해 초대형 문서의 구조와 관계를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AI 검색 기술을 개발해왔다.
현재 삼성물산을 비롯한 국내 대형 건설사와 실제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확보한 사용 경험을 기술 고도화에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치독은 올해 1월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캐피털 Asia2G와 퓨처플레이로부터 75만 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 측은 이를 약 10억원 규모로 설명했다.
이어 4월에는 신용보증기금 혁신스타트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2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시드 투자와 신용보증기금 지원을 합쳐 총 30억원 규모의 성장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번 엔비디아 인셉션 합류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또 하나의 기술 지원 및 네트워크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엔비디아 인셉션은 AI와 데이터, 고성능컴퓨팅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육성 프로그램이다. 참여 스타트업에는 GPU 최적화 기술 지원과 딥러닝 관련 교육,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 연계 등의 기회가 제공된다.
다만 엔비디아 인셉션 멤버 선정 자체가 특정 기술이나 사업성에 대한 투자 또는 엔비디아의 제품 채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서치독 역시 이번 합류를 기반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계속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백준선 서치독 대표는 “서치독은 벡터 기반 RAG(검색증강생성)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 검색 기법을 도메인 문서에 적용해 실무자가 실제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AI 서비스가 실증 단계에서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과 달리 서치독은 사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삼성물산 등 국내 대형 건설사와의 실증에서 검증한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EPC 시장에서 AI 검색의 표준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산업 현장에서 생성되는 문서의 양이 늘고 프로젝트별 데이터가 복잡해지면서 범용 AI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전문 문서 분석 시장도 커지고 있다. 특히 EPC처럼 문서의 정확한 해석과 변경 이력 관리가 사업 리스크와 직결되는 분야에서는 AI 검색 기술의 실무 적용 여부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전망이다.
서치독이 국내 건설사와의 서비스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초대형 산업 문서 AI라는 틈새시장에서 실제 매출과 반복 사용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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