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칩' 역외상장 금지에 기업 지배구조 개편 진통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 개발사인 중국의 문샷 AI의 홍콩증시 상장이 연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국 국책펀드와 관영매체 인민일보 등 국유 자본이 새 주주로 대거 참여했다.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은 문샷의 상장이 내년 이전에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은 규제 문제만 조기에 해결되면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샷은 최근 투자 유치를 마쳐 상장을 서두를 자금 압박은 없는 상태다.
문샷은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 본토 법인과 해외 투자금을 유치하는 역외 법인을 두고 있다.
지난달 말 문샷은 중국 본토 법인을 유한책임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등기를 마치고 상장을 향한 첫 가시적 조치를 밟았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핵심 사업을 역외 법인이 지배하는 이른바 '레드칩' 구조를 통한 역외 상장을 제한해왔으며, 이는 전략기술이 외국 소유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이 여파로 문샷과 스텝펀 등 여러 AI 기업이 지분 구조를 재편하며 IPO 준비를 중단해야 했다.
문샷은 역외 법인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이나 이 역외 법인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지분을 중국 본토 법인으로 이전하는 구체적 방식은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난주 초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문샷이 6개월 내 IPO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검토 중인 방안은 전통적인 외국인직접투자(FDI) 방식 외에도 역외 투자자가 본토에 투자기구를 세워 직접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 역외 지분을 매각한 뒤 신설 역내 법인을 통해 재매입하는 방식이 있는데 승인 절차, 세금 문제, 협상 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문샷은 최근 두 차례 투자 라운드 중 한 건을 마쳐 기업가치를 300억달러(약 42조2천억원)로 평가받았다. 두 번째 라운드가 마무리되면 기업가치는 500억달러(약 70조4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재정부와 공업정보화부가 주도해 600억위안(약 12조5천억원) 규모로 설립된 국가AI산업투자기금을 비롯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전국사회보장기금, 지방정부 유도기금 등이 새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창업자 양즈린(楊植麟)은 이번 개편 이후에도 지분 51.8%로 최대주주 겸 실제 지배자 지위를 유지한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경쟁사 즈푸(현 Z.ai) 역시 여러 지방 국유자본을 폭넓게 유치하는 전략으로 지역 시장 진출과 지방기업 계약 확보에 활용해왔다.
번스타인의 로빈 주 애널리스트는 문샷과 Z.ai 같은 중국 선도 AI 기업의 목표는 "AI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면서" 다음 AI 훈련 자금을 마련하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능이 떨어지는 모델은 이용자를 빠르게 이탈시켜 매출과 차기 자금조달 비용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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