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에코프로비엠이 2분기 영업흑자를 지켜냈지만 실적 회복 속도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에 쓰이는 파워 애플리케이션(P/A)이 일부 방어 역할을 했으나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양극재 부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반기 헝가리 공장 생산 확대,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 투자로 반등이 기대되나 낮은 가동률과 늘어난 차입 부담 또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 에코프로비엠, 2Q 매출·영업익 하락세…북미 EV 수요 정체 영향
에코프로비엠에 따르면 회사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767억원,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0%, 63.2% 감소했고 전분기와 비교해도 4.7%, 14.0%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6.3%에서 3.1%로 3.2%포인트 하락했다. 순손익은 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매출 6640억원대, 영업이익 240억원 안팎)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0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6% 늘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
2분기 기간 북미 EV 수요 정체와 유럽 완성차 업체들 차종 변경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분기 회사의 EV용 양극재 매출은 385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67%에 해당하는 주력 부문이 크게 위축된 셈이다. ESS용 매출도 미국 고객사 공급선 이원화로 전분기 대비 54%, 전년 동기 대비 44% 줄어든 453억원에 그쳤다. 전체 양극재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9.5% 감소한 약 1만5000톤으로 추정된다.
반면 P/A 매출은 146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증설에 따른 장비용 배터리 수요, 동남아 지역 전기자전거(E-bike) 교체 수요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P/A 비중도 전체 매출 중 25%까지 높아졌다.
다만 ESS 매출이 같은 기간 526억원 감소하며 P/A 증가분(321억원)을 상회했다. 비(非)전기차 수요처 확대가 실적 하락 폭을 줄였을 뿐 아직 전기차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낮췄다고 보기 어렵다.
3분기에도 큰 폭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미 소비자 보조금 폐지 여파와 완성차 업체 EV 전략 조정이 이어지는 데다 유럽에서도 차종 전환에 따른 기존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 3분기 매출을 약 5900억원, 영업이익을 2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연간 매출도 약 2조3800억원, 영업이익 860억원 가량으로 관측됐다. 회복 방향성에는 이견이 없으나 그 시기와 속도에 대해 시장이 확신을 갖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유럽으로 실적 반등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은 지난 6월 첫 생산라인을 가동한 데 이어 오는 9월 두 번째 라인을 돌릴 예정이다. 3개 라인 연간 생산능력은 총 5만4000톤이다. 올해 약 1만톤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3만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 현지 생산라인 강화로 EU 규제 돌파…신규물량 확보 관건
유럽연합(EU) 역내 공급망 규제가 강화될수록 현지 생산 거점 가치는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NCA뿐 아니라 NCM 전용 라인도 구축해 고객군을 넓힐 방침이다.
문제는 생산 라인 구축에 따른 초기 비용이다. 2분기에는 헝가리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가 수익성을 상회했다. 회사는 하반기 물량 확대와 운영 효율화로 헝가리 법인 분기 흑자 구조 진입 및 연간 손익분기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 시장 전략 성패는 설비 규모보다 신규 고객 물량을 확보해 가동률과 수율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BNSI 니켈 제련소 투자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사업으로 꼽힌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당초 연 6만6000톤으로 계획했던 생산능력을 9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오프테이크 물량은 약 3만6000톤이다. 상업 가동 목표는 2027년 2분기로 예정됐다. 회사 입장에서는 니켈 조달 가격과 초기 수율이 안정돼야 양극재 원가 절감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한편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이미 늘어나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말 차입금은 2조89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늘었고 순차입금비율은 116%로 약 17%포인트 상승했다. 헝가리 공장 가동 준비 영향으로 재고자산도 30% 증가한 7919억원에 달했다. 유동비율은 전분기 71%에서 84%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100%를 밑돈다.
에코프로비엠은 BNSI와 헝가리 투자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 중 7650억원을 BNSI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 실적 반등 여부는 단기 판매 회복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헝가리 공장 흑자 전환과 BNSI 가동, 유상증자 완료 등이 계획대로 진행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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