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주가 누르기 방지법’ 전면 손질 검토…이 대통령 지시에 정부도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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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주가 누르기 방지법’ 전면 손질 검토…이 대통령 지시에 정부도 한발 물러섰다

뉴스로드 2026-08-10 06: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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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신청서/연합뉴스
ISA 신청서/연합뉴스

[뉴스로드]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사실상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종합부동산세·소득세 개편을 포함한 부동산 세제 분야에서도 실거주 예외 요건, 공동명의 1주택 공제, 납부유예 기준 등을 놓고 쏟아지는 민원을 반영해 보완에 나설지 주목된다.

9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세제개편안 입법예고 이후 접수된 각계 의견과 이재명 대통령, 여야의 지적을 반영해 ISA 및 주가 누르기 방지 관련 조항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핵심 쟁점은 ISA의 구조 개편이다. 정부는 기존 ISA의 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계약 기간을 5년(3+2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 동시에 투자 대상을 국내에 한정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기존 상품에 비해 가입자의 선택 폭이 좁아졌다는 비판이 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입법예고 기간이라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고, 여당에서 제기한 문제까지 포함해 보완 필요성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 이후 수정을 전제로 한 재논의에 들어간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 상황점검 회의에서 참모진에게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며 ISA 개편안을 강하게 질타한 뒤 “전면 재검토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해서도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며 다시 검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상속·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기업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적발 시 주식 가치를 최소 30% 높여 과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저PBR 기업 등을 ‘주가 누르기’ 의심 대상으로 삼는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기업들이 특정 기간에만 PBR 순위를 관리하는 편법을 쓸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가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의 저PBR 기업 공표 기준을 준용했지만, 이 기준이 느슨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대안 법안은 주가가 순자산가치의 80%(PBR 0.8) 미만이면 상속세 계산 시 상장주식 시가 대신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을 적용하되, 하한을 순자산가치의 80%로 두도록 하는 등 보다 강한 규제를 제안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관련 법안을 낸 의원들과 대화하고 필요하면 토론회를 열어 이견을 좁혀가겠다”며 “지적 사항을 고려해 숙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세제 개편을 둘러싼 국민 의견도 거세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4일 입법예고한 종합부동산세법·소득세법 개정안에는 9일 오후 5시 기준 4천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

정부안은 종부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가 아닌 가액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주택 양도소득세 계산 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 거주 소득공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부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반대 의견이 적지 않은 가운데, 제도 설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특히 실거주 요건과 관련해 ‘부득이한 사유’의 범위를 넓혀달라는 요구가 집중되고 있다. 현 정부안은 1주택자가 1년 이상 계속 거주하던 주택에서 취학, 직장 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으로 다른 시·군으로 이주하는 경우, 최대 3년까지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여기에 육아·양육, 가족 돌봄을 위한 이주도 예외 사유에 포함해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조부모가 손주 돌봄을 위해 자녀가 사는 지역으로 옮기면서 본인 소유 주택이 비게 되는 경우 등도 실거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도 육아·양육에 따른 비거주 문제를 검토했으나, 이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서울 등 대도시에서 실거주 없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이른바 ‘갭투자’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예외 사유는 향후 대통령령 등 하위 법령에서 탄력적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재개발·재건축으로 취득한 신축주택에 대해서는 정비사업 공사 기간의 절반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도록 한 만큼, 주택법상 리모델링 공사로 장기간 이주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거주 기간을 일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부는 비거주 예외 요건이 시행령 개정 사항인 만큼 국민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취학, 직장 변경,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기타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국민 입장에서 보려고 한다”며 “법이 통과된 뒤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국민 의견을 더 듣고 최대한 신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너무 넓게 해주면 꼼수가 나올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3년 기준을 유지하되 불가피한 예외를 추가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개정안은 1주택 기본공제액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렸지만, 공동명의의 경우 과세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각각 지분만큼 종부세를 내거나, 1세대 1주택자로 특례를 신청하는 두 가지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개별 과세를 선택하면 거주 시 각 9억원, 비거주 시 각 4억원을 공제받는다. 특례를 신청하면 거주 시 14억원, 비거주 시 9억원 공제를 받는다. 주택 가액과 거주 형태에 따라 어느 방식이 유리한지가 달라지는 구조다.

정부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만큼 공동명의 1주택을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제도가 복잡하고 특례 인정을 위해 별도 신청 절차가 필요한 만큼 정비 필요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분위기다.

이 밖에 1주택자의 종부세 납부유예 소득요건이 여전히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정안은 납부유예 대상 소득 기준을 총급여 7천만원에서 8천만원(종합소득 6천만원→7천만원)으로 완화했지만,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 거주 소득공제로 전환하면서 공제 한도를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기존 보유자에게 소급 적용하지 말라는 요구도 제기됐다. 다주택자 기준 산정 시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자산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고려를 촉구하는 의견도 눈에 띈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접수된 의견을 유형별로 분류해 검토한 뒤, 수용 가능한 사안은 실제 법안과 시행령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세제 개편안은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뒤 27일 차관회의, 9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입법예고는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좋은 의견이 나오면 실제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국민과 시장의 우려를 충분히 듣고 합리적인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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