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언급을 회피했다 →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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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언급을 회피했다 → 말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2026-08-10 05:55:03 신고

'a는 b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언급에 회피까지 낱말이 쉽지 않다. 'a는 b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로 바꾼다. '언급'을 동사로 쓰려면 'a는 b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한다. 원문에는 글쓴이의 주관까지 배었다. 언급해야 하는데 안 했다는 어감이 있다. 주관성이 배제되고 쉽게 이해되어야 할 글이라면 보기처럼 고치는 게 바람직하다.

'회피(回避)하다'에 대한 사전의 둘째 정의 '회피(回避)하다'에 대한 사전의 둘째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c는 d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은 회피했다.' 이 문장은 뜻조차 불분명하다. 물었는데 답하지 않았는지, 묻는 것 자체를 못 하게 하여 피했는지 헷갈린다. 'c는 d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c는 d에 관해(서는) 기자들이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c는 d에 관해서는 기자들이 묻지(를) 못하게 했다'와 같이 써야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다.

'객관성'에 대한 사전의 정의 '객관성'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회피하다'는 첫째, 몸을 숨기고 만나지 아니하다 / 둘째, 꾀를 부려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지지 아니하다 / 셋째, 일하기를 꺼리어 선뜻 나서지 않다, 그렇게 정의된다. 맥락과 관계없이 마땅한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다는 말맛이 나는 것은 둘째 정의에서 비롯된다. 보도문은 사실을 그대로 전해야 한다. 객관성이 인정되는 단어가 필요하다. 그래야 명료하게 읽히고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진다. 기사에서 회피는 자칫 '기피'로도 읽힐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연합뉴스 스타일북 2020

2. 국립국어원, 『기자를 위한 신문 언어 길잡이』, 2013

3. 한효석,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한겨레신문사, 1994

4.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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