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육아를 돕기 위해 거주지를 옮긴 주택 소유자도 종합부동산세상 실거주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집을 비운 이유가 투자나 임대가 아니라 가족을 돌보기 위한 선택이었다면 세제상 불이익까지 떠안게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정부가 관련 의견을 검토하면서 향후 시행령에 어떤 기준을 담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종부세법 개정안에는 수천 건의 국민 의견이 접수됐다. 세 부담 확대에 반대하는 의견과 함께 실제 주거 여건을 고려해 비거주 인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제안들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1주택자가 일정 기간 해당 주택에서 거주한 이후 취학, 직장 변경이나 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다른 지역으로 옮긴 경우 비거주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인정 기간은 최대 3년을 기준으로 한다.
실수요 보호냐 제도 악용이냐…정부 고민 깊어져
논란은 가족 돌봄이 명시적인 예외 사유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데서 시작됐다. 예를 들어 지방에 자기 집을 가진 부모가 서울이나 수도권에 사는 자녀의 출산과 육아를 돕기 위해 수년간 거처를 옮긴다면 본인 소유 주택을 비워둘 수밖에 없다. 투자를 목적으로 집을 비운 것이 아니더라도 세법상 실제 거주기간에는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입법 의견에는 손주 돌봄과 육아 지원도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부모 봉양은 예외로 인정하면서 자녀와 손주를 돌보기 위한 이동은 제외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문제 제기다.
고령의 부모가 자녀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장기간 지역을 옮기는 사례가 있는 만큼 현실적인 가족 형태를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마냥 범위를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육아나 돌봄을 이유로 비거주를 폭넓게 인정하면 실제로는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하면서 예외 규정을 활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등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한 뒤 가족 돌봄을 이유로 실거주 요건을 피하는 방식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정부가 경계하는 부분이다.
리모델링에 따른 이주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공사 기간은 일정 부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면서 리모델링으로 장기간 집을 비운 경우에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다.
핵심은 불가피한 사정과 세제 회피 목적의 비거주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정부는 입법예고 과정에서 나온 의견을 검토한 뒤 시행령에 구체적인 예외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논의가 실수요자 보호와 투기 수요 차단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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