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가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한국인의 김치 섭취량은 최근 15년 사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동안 김치를 한 입도 먹지 않는 사람의 비율 역시 2배가량 급증했다.
9일 한국지역사회영양학회에 따르면 중앙대·제주대·세계김치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2010∼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직전 ‘24시간 동안 김치를 전혀 섭취하지 않았다’는 응답 비율은 2010년 11.7%에서 2024년 22.7%로 11%포인트(p)나 상승했다.
과거 하루 종일 김치를 안 먹는 사람이 10명 중 1명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10명 중 2명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성별 미섭취 비율은 남성이 10.2%에서 20.6%로, 여성이 13.1%에서 24.8%로 각각 올랐다.
전체적인 김치 섭취량 자체도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한국인의 하루 김치 섭취량은 2010년 109.6g에서 2024년 90.3g으로 15년 새 19.3g(17.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중 선형 회귀 분석 결과 연간 섭취량 변화율 추정치(베타계수)는 전체 김치에서 -1.421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김치 소비에서 비중이 큰 배추김치의 베타계수가 -0.909로 감소 폭이 가장 컸으며, 섭취량 기준으로는 71.1g에서 59.3g으로 11.8g(16.6%) 감소해 전체 섭취량 하락세를 주도했다.
연령대별 소비 방식의 변화도 뚜렷하게 관찰됐다. 0∼9세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김치를 반찬으로 소비하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반면, 찌개나 찜 등 요리 재료로 활용하는 비율은 높아졌다.
청년층인 20∼39세에서는 김치를 반찬으로 섭취하는 비율이 2010년 약 82%에서 2024년 약 66%로 급감했다. 이러한 섭취 감소 흐름의 배경으로는 1인 가구 증가, 가정간편식(HMR) 및 외식 소비의 확대, 그리고 밥과 국, 반찬을 갖춰 먹는 전통 식사 형태와 김장 문화의 퇴색 등이 꼽힌다.
한편, 소득 수준과 거주 지역 등에 따른 김치 의존도 차이도 확인됐다. 소득이 가장 적은 집단의 하루 평균 김치 섭취량은 116.9g으로, 소득이 가장 많은 집단(95.6g)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연령 및 거주 지역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30∼64세에 비해 하루 권장 섭취량(40g)을 채울 확률이 약 1.5배 높았고, 농촌 거주자가 도시 거주자보다 권장량 충족 비율이 눈에 띄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김치 소비에서 관찰된 추세는 식사의 구성과 전반적인 식습관의 광범위한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공중보건 전략은 김치 섭취량의 증가를 추구하는 데서 벗어나 전반적인 식단의 질과 균형을 고려하는 식습관 중심적 접근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고, 김치는 이런 맥락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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